▲세계 청소년 월드컵(U-17) 코스타리카전을 하루 앞둔 20일 수원시 파장동 공무원연수원에서 진행된 청소년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박경훈 감독이 선수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악!"
코스타리카와의 결전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7시 수원시 파장동 공무원연수원의 훈련장. 2시간 동안의 최종 마무리 훈련을 마친 청소년 대표팀이 둥글게 모여 손을 맞잡고 기를 모아 함성을 내질렀다. 지난 18일 열린 페루와의 1차전 패배의 울분을 토해내며 필승의 의지를 다지는 순간이었다.
감정 변화가 심한 17세 소년들. 게다가 최약체로 거론됐던 페루와의 첫경기 패배. 고개를 떨구기 쉬운 상황이지만 젊은 호랑이들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스트라이커로 나설 주성환은 "부담감보다는 의욕이 앞선다"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했다. 미드필드 최진수는 "이번에는 자신감있게 슈팅도 때리고 크로스도 올릴 것"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17세이하 대표팀이 21일 오후 8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세계청소년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1패를 안은 한국이나 토고와의 첫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둔 코스타리카나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다.
코스타리카-토고전을 반복시청하며 상대의 약점을 캐낸 박경훈 감독은 전술적 변화를 시도한다. 장염 후유증으로 페루전서는 후반 교체투입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공격수 주성환이 컨디션을 끌어올려 선발로 나선다.
수비형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적진을 향해 한 발 더 전진했다. 박 감독은 "윤빛가람의 패싱 능력을 더 살려주는 한편 터프한 조범석을 수비형 미들로 세워 개인기가 좋은 코스타리카를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날 훈련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중앙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측면의 루트를 뚫고 크로스를 통해 적진을 공략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이었다. 중앙 수비에 치우친 코스타리카를 깨기 위한 족집게 훈련이었다.
16강에 오르기 위한 마지노선은 1승1무1패. 박경훈 감독은 "공격도 중요하지만 어이없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죽는길이 사는 길이라는 각오로 경기에 나서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수원=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 사진=(수원) 김진경 기자 [jink@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