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엠티는 어떤 걸까.
바람직한 엠티 문화를 알아보기 위해 연세대 학생 홍보대사 I.N.延을 따라가 봤다. 엠티의 목적은 개강맞이 단합이었고 지난달 18일부터 2박 3일 동안 서해안 대천에서 열렸다. 참여 인원은 30명이었고, 경비는 총 200만원이 들었다. 1인당 5만원씩 걷었으며 나머지는 동아리 회비로 충당했다.
■첫째 날
오후 2시. 임원진들과 신촌 그랜드마트에서 장을 봤다.
장바구니 리스트: 맥주 1박스, 소주 1박스, 물 1.5ℓ 2박스, 두루마기 휴지 1묶음, 과자 노래방용 15봉지, 쌀 10㎏, 라면 40봉지, 식빵 4개, 잼 1㎏, 케찹 1개, 땅콩 버터 1개, 계란 1판, 우유 1ℓ 10개, 음료수 캔 40개
오후 5시. 집합 장소인 연세대 독수리상 앞으로 갔다. 한 사람이 오지 않아 전화했더니 "이제 일어났다"라고 해 6시까지 기다렸다. 버스는 하이트에서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이용 조건은 엠티에 30명 이상이 참가하는 것이었다.
밤 9시. 대천에 도착했다. 모두 허기가 져서인지 바로 비빔밥 경연 대회를 열었다. 대회는 엠티에서 할 일을 분담하기 위한 것이었다. 1등은 교관상으로 사람들에게 지시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1등 비빔밥의 테마는 웰빙이었다. 꼴지팀은 남자들이 많았던 팀으로 아예 다른 팀의 비빔밥을 먹으려 했다.
밤 11시. 노래 경연 대회가 열렸다. 동아리 활동을 1년 반 동안 하면서 한 번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던 학생이 '붉은 노을'을 불렀다. 학생의 불안정한 음정이 폭소를 자아냈다.
새벽 1시. 남학생 5명은 술을 마셨고, 막내 기수 6명이 바다를 보러 갔다. 임원진은 동아리의 비전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둘째 날
아침 8시 기상을 했다. 임원진들이 1시간 일찍 일어나 후배들을 위해 토스트를 만들었다.
아침 10시. 세미나실에서 홍보대사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토론하기로 했다. 부회장이 평소 친한 학생들에게 "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해 달라"는 말을 했다.
점심을 먹고 3명의 학생들이 떠났다. 하이트에서 후원받기로 한 버스 무료 이용이 무효 처리돼 버스 대절비 60만원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했다.
오후 2시에 바닷가에서 체육 대회가 열렸다. '연' 팀과 '세' 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보디가드 피구와 OX 퀴즈를 했다.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남학생과 여학생이 서로 손을 잡고 게임했다. 이긴 팀이 진 팀을 바다에 빠뜨리는 것으로 게임은 끝났으나 결국엔 모두가 바다에 빠졌다.
저녁은 조개구이에 술을 곁들였다. 조개 껍데기가 열렸을 때 땅콩 버터를 살짝 발라 먹었는데 맛이 일품이었다.
11시부터 술을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학기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캠퍼스를 안내해 줘 고맙다고 보내온 고급 소주를 마셨다.
새벽 시간이 다가오자 잘 사람은 자고, 술을 마시는 사람, 노래방에 가는 사람, 바다에 가는 사람들로 그룹이 나눠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벽 4시에서 7시 사이에 잠자리에 들었다.
■셋째 날
라면을 먹고 10시에 서울로 출발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모두들 피곤해 말 한마디 없이 잤다. 1시에 도착해 냉면을 먹고 모두들 집으로 향했다. 그날 밤 싸이월드 커뮤니티에는 엠티 사진들과 후기가 하나둘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예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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