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스포츠팬들은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야 한다. 폭염이 쏟아지는 8월엔 베이징에서 전해질 뜨거운 태극 전사들의 금메달 소식에 스무날을 꼬박 매달려야 하고 7월에는 미니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유로 2008의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
2007년 국민들에게 사는 재미를 쏠쏠하게 안겨줬던 박태환은 올림픽 금메달과 세계신기록 수립으로 8월 올림픽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고 ‘국민 여동생’ 김연아는 내년 그랑프리 피겨 3연패에 화룡점정을 찍어 2008년을 화려하게 마감한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월부터 월드컵 3차예선에 돌입, 6월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뒤 9월부터는 월드컵 최종 예선을 치르게 된다. 한국이 2002년 월드컵때 보여줬던 기량을 다시 선보인다면 한국은 11월 19일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지구촌 최대 축제 올림픽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는 3월 26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리는 성화 채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달아 오른다.
100년을 기다려 올림픽 개최의 꿈을 이룬 중국은 130일간 5대륙 13만5000㎞를 누비는 역대 최장거리 성화 봉송으로 제29회 올림픽을 역사상 가장 화려하게 치른다는 각오다.
개막일은 8월 8일 저녁 8시(현지시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8자가 세 개 겹치는 길일로 개막날짜를 잡았다. 세계 60억 인구의 눈과 귀는 ‘궈자티위창’에서 펼쳐질 개막식에 쏠리게 된다.
한국과는 시차가 1시간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스포츠팬들게 밤을 새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나의 세상, 하나의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올림픽은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1만 5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302개의 금메달(28개 종목)을 놓고 결전을 벌인다.
중국이 개최국의 프리미엄을 안고 미국과 종합1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 금메달 10개로 2회 연속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전략 종목인 양궁과 태권도 외에 역도, 탁구, 배드민턴, 유도 등 톱10의 관건이 될 종목들에서 중국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 변수이지만 한국은 ‘선택과 집중’을 전략으로 헤쳐나갈 복안이다.
한국은 현재까지 15개 종목, 73개 세부종목에서 121명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박태환의 금빛물살
13억 중국인들의 올림픽 최대 화제는 류샹이 8월 21일 저녁 9시 100m 허들 결승전에서 서양인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느냐이다.
그러나 우리의 최대 관심은 역시 박태환이다.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자유형 400m)에 이어 월드컵 3개대회 연속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던 박태환은 베이징에서는 400m 외에도 1500m에서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현재 페이스라면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장거리 최강자의 위치를 수년간 고수해온 그랜드 해켓(호주). 헤켓은 얼마전 “자유형 400m 세계기록을 깰 선수는 박태환 뿐”이라고 추켜세웠지만 아직도 자신이 세계 최강이라는 자신감은 잃지 않고 있다.
박태환은 이에 대해 “내 기록을 깨다보면 메달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아닌가”라며 대범한 각오를 보였다. 호주 전지훈련 중인 박태환은 수시로 해외전지훈련을 하며 담금질을 한 후 4월초 FINA(국제수영연맹) 세계쇼트코스선수권에 참가해 중간점검을 할 계획이다.
●남아공 월드컵티켓·유로 2008년
‘스포츠 이상의 스포츠’ 축구는 올해도 빅이벤트가 많다. 2월부터 시작해 11월까지 크고 작은 대회가 끊이지 않는다.
성인대표팀은 2월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시작으로 올림픽 티켓을 확정하는 마무리 일정을 치른다. 6월까지 계속될 3차 예선 가운데 역시 빅이벤트는 3월 26일 평양에서 펼쳐질 북한과 맞대결.
비교적 무난한 대진표를 받은 가운데 북한전만 잘 넘기면 최종예선 진출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개국씩 5개조로 펼쳐지는 3차 예선에서 2위 안에 들 경우 10개국이 벌이는 최종 예선전에서 마지막 수능시험을 치르게 된다.
5개국씩 2개조로 펼쳐지는 최종예선에서 조 2위에 들면 남아공 월드컵 직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한국이 혹 3위에 턱걸이 할 경우 다른 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할 경우 다시 오세아니아 지역 1위와 최종 티켓을 놓고 결전을 벌인다.
한편 4월 20일에는 베이징에서 올림픽축구 조 추첨식이 열린다. 3월부터는 포항과 전남이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향한 장정에 돌입한다.
●김연아 그랑프리 피겨 3연패 도전
김연아의 우아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스케이팅 동작은 이제 피겨에 문외한인 사람도 진가를 알 정도로 김연아의 실력은 세계 최고가 됐다. 말 솜씨도 점점 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행사를 하는 등 ‘이쁜 짓’이 계속되면서 김연아의 인기는 계속 상승세다.
김연아는 올해 3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지난 해 동메달의 아쉬움을 털고 2007~2008 시즌도 화려하게 마감하겠다는 각오다. 또 매년 12월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해 불의의 변수만 없다면 김연아는 홈무대에서 전인미답의 그랑프리 3연패에 도전하게 된다.
●야구, 기필코 올림픽 간다
지난 해 아시아예선전에서 본에 아쉽게 올림픽 직행 티켓을 내준 한국은 3월 7일부터 14일까지 대만 타이중에서 벌어지는 올림픽 최종플레이오프에서 티켓 재도전에 나선다. 본선 티켓 3장이 걸린 이 대회에는 각 대륙에서 직행 티켓 획득에 실패한 8개국이 참가한다.
아시아 2·3위 한국과 대만 외에 아메리카 대륙 2·3위 멕시코와 캐나다, 유럽 2·3위인 영국과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8개국이다. 8개국이 풀리그를 벌여 상위 3개팀이 올림픽에 나간다.
한국은 이승엽이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올림픽플레이오프 출전 보장을 조건으로 내거는 등 적극적이어서 티켓 획득을 기대해볼만 하다. 현재 올림픽 출전권을 딴 나라는 개최국 중국을 비롯해 일본·미국·쿠바·네덜란드 등 5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