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78㎏ 이상급 금메달리스트 김하윤(24·안산시청)이 파리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김하윤은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유도 78㎏ 이상급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김하윤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유도 대표팀의 '구원자'였다. 그는 여자 78㎏ 이상급에 출전해 결승에서 쉬스옌(중국)을 안다리걸기 절반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남자 에이스 안바울, 이하림, 이준환 등이 모두 금메달 수확에 실패하면서 '노골드' 위기에 빠졌는데, 김하윤이 한국 유도 최초로 아시안게임 여자 최중량 우승의 새 역사를 쓰며 대표팀을 구했다.
김하윤은 그 기세를 파리까지 잇고자 한다. 지난 올림픽 때는 도쿄로 향하지 못했다. 당시엔 국제 대회 성적이 좋았으나 대표 선발전 직전 몸 상태가 나빠져 티켓을 놓쳤다. 몸무게가 20㎏ 이상 줄었고 경쟁력을 상실했다. 이를 악물고 2022년과 2023년 포르투갈 그랑프리 우승, 2023년 파리 그랜드슬램 우승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까지 이뤘다.
도쿄의 아쉬움을 씻는 건 파리에서만 완성될 수 있다. 최근 페이스도 좋다. 김하윤은 올해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도 아시아 타바노(이탈리아)를 잡고 동메달을 땄다.
김하윤은 26일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진행된 2024 파리하계올림픽대회 D-30 미디어데이에서도 유도 종목을 대표해 자리에 참석했다. 김하윤은 30일을 남겨둔 각오를 묻자 "현재는 잡기 동작에 중점을 두고 운동하고 있다. 아직 한 달이 남았기에 (페이스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든든한 은사도 힘이 된다. 여자 유도 대표팀을 맡은 김미정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을 딴 한국 여자 유도 역사에 한 획을 남긴 인물이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감독 중엔 유일하게 금메달리스트기도 하다.
김하윤은 "감독님께서 노하우를 항상 많이 알려주신다"며 "항상 '운동이 한 개, 두 개 남았을 때 더 해야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해주신다. 그래서 더 포기하지 않고 하게 된다"고 떠올렸다.
최중량급 선수다운 존재감이 있지만, '소녀 장사' 김하윤의 이야기는 장사보단 소녀에 가까웠다. 김하윤은 경계하는 상대로 "아무래도 브라질과 프랑스"라면서도 "시드를 봤는데 둘 다 반대쪽에서 붙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취재진을 웃음짓게 했다.
한국 유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다운 책임감에 짓눌리는 대신 그는 "아무래도 유도 대표팀이 지난번 세계선수권 때 성적이 정말 좋았다. 올림픽 때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취재진이 "얼마나 기대해도 좋은가"라고 묻자 "어....많이?"라고 답해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했다.
김하윤은 마지막으로 "대회까지 아직 30일이 남았다. 지금 하던대로 계속 하고, 최대치까지 하다가 2주 정도 남았는데 컨디션 관리 좀 하고, 그때까지는 아무래도 잡기 기술 위주로 연습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