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조 감독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조 감독이 인생작으로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를 꼽았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경주기행’을 연출한 김미조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김미조 감독은 “사실 나는‘ 한국영화 키즈’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혼자 집을 볼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비디오 가게서 영화를 보고 리뷰를 썼다. ‘재밌었다’, ‘이상했다’ 이런 유치한 글이었다. 포스터도 하나씩 모으면서 점차 (꿈이) 커진 거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왕의 남자’를 봤다. 그 전에는 ‘영화는 천재들이 하는 거니까’라고 생각하고 좋아하기만 했다. 근데 ‘왕의 남자’를 보고 달라졌다. 처연한 정서가 열아홉 소녀의 가슴을 뜯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미쳐버릴 거 같았다”고 연신 감탄했다.
이어 “‘왕의 남자’는 내게 ‘감독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품어준 작품”이라며 “내가 수능을 앞두고 그 영화만 다섯 번을 봤다. ‘사극영화 찍겠다’는 마음으로 한국사도 공부했다. 내가 대학 갈 때는 한국사는 서울대 가는 애들만 필요했다. 다들 ‘네가 왜 해’라고 했지만, 근데 꿋꿋하게 공부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은 “덕분에 한국사는 1등급이 나왔다. 근데 다른 게 처참하게 내려앉았다. 그렇게 사수를 했다”며 “물론 그때도 확신은 없었다. 영화 산업 언저리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사수를 하고 나니 인생을 돌아보게 되더라. 1~2년도 아니고 확 늦었고 취업도 글렀는데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했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또 “‘왕의 남자’ 말고도 영향을 준 작품이 많다.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도 그랬고, ‘매드맥스’를 보고는 피가 끓어올랐다. 당시에는 영어 공부해서 톰 하디랑 영화를 찍겠다고 다짐했다”며 “최근에는 ‘오디세이’를 보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점점 일이 커진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이다. 오는 2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