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러리조트가 산악 지형을 이용한 아웃도어 레포츠 천국이라면 밴쿠버와 태평양 사이에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밴쿠버 아일랜드는 해양 레포츠와 휴양에 적합한 곳이다. 섬이라고 하지만 면적이 남한의 3분의 1이나 된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주도인 빅토리아가 섬 남쪽 끝에 자리하고 있으며, 섬 중간 서쪽 끝에는 캐나다 최초의 해양국립공원인 퍼시픽 림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토피노가 있다.
캐나다 최고의 해양 휴양지로 알려진 토피노는 활처럼 길게 휘어지며 섬에서 튀어나온 반도 끝에 자리한 인구 7000명의 작은 어촌마을이다.
지난 달 말 미국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리안 레이놀드가 결혼한 곳이기도 하다. 레이놀드의 고향이 토피노이며, 그의 형이 현재 토피노 경찰로 근무중이라는 것이 마을 주민의 설명이다.
여름이면 휴가를 즐기는 피서객으로 붐비는 토피노는 요즘 파도와 어울리는 서퍼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잔잔했던 파도가 점점 높이를 더해가면서 겨울이면 정점에 이르기 때문에 토피노 최대의 해수욕장인 롱비치에 가면 수 백 명의 서퍼가 추위에도 아랑곳않고 파도와 싸우는 장관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비를 동반한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하는데도 수십 명의 서퍼들이 파도를 넘나들며 젊음을 과시하고 있었다.
토피노에서는 또 ‘씨 사파리’라 불리는 해양 생태관광이 인기다. 10~20m 길이의 작은 배를 타고 떠나는 씨 사파리는 고래가 수면을 오르내리며 숨바꼭질을 하거나 흑곰이 바닷가에서 돌을 걷어내며 게·조개류 등을 잡아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래나 흑곰 관찰은 소요시간이 각각 2~3시간이며 가격은 각각 79캐나다달러이다.
숙박은 토피노에는 바닷가를 따라 세워진 호텔을 이용하면 된다. 숲 속에 독립된 별장식 목조건물로 우리나라 콘도미니엄처럼 간단한 조리도 가능한 곳이 있는가 하면 숙박 전용 호텔도 있다.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가볍게 들를 만한 곳으로는 빅토리아 인근에 자리한 부차트가든을 꼽을 수 있다. 100여년 전까지 석회석 광산이었던 지역에 장미정원 등 네 가지 테마로 조성된 정원은 거의 평지로 이뤄져 돌아보는 데 전혀 부담이 없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는 정원은 일년에 100만 명 이상이 찾으면서 빅토리아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관광청 한국사무소(www.hellobc.com·02-777-1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