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열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어머니의 침대에서 함께 잤다. 아내 프리실라와의 부부 생활에는 큰 문제를 갖고 있었다. 오랜 동거 생활을 거쳐 결혼식을 갖기 전까지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
결혼한 지 9개월 만에 딸 리사를 낳은 뒤로 부부 사이엔 성관계가 없었다. 프리실라는 엘비스와 섹스를 한 횟수는 통틀어 50번 남짓이라고 밝혔다. 훗날 엘비스는 약물에 취한 채 화장실에서 세상을 떴다.
스타들의 운명은 왜 이렇게 기구하고, 그들은 왜 번번이 어처구니 없는 사건·사고에 휘말릴까.
독일 정신과 전문의 보르빈 반델로가 쓴 '스타는 미쳤다'(지안 간)는 이런 현상을 경계성 인격장애로 설명한다. 자아도취·중독증·섭식장애·자해·공포증·우울증·감정조절 불능·자살 기도·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등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는 정신 질환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성격 장애가 스타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 즉 재능을 가져다준다.
최근 한국의 연예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입해 봐도 딱 들어맞는 대목이다.
마릴린 몬로, 아빠를 찾아서 마릴린 몬로는 전형적인 경계성 인격장애자였다. 아직까지도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밝혀진 바 없고, 아기 적부터 고아원을 비롯해 남의 집을 떠돌아 다녔다. 성폭행도 당했다.
수많은 남성 편력을 보여준 마릴린 몬로는 나이든 사람에게 끌렸으며, 그들에게 항상 "아빠"라고 불렀다. 그에겐 사회공포증이 있었다. 그는 흥분하면 말을 더듬었고, 영화 촬영을 앞두고 어김없이 구토와 급성 발진을 일으켰다.
결국 서른 여섯의 나이에 약에 취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영화계에서 꼭 성공하겠다는 강박증 때문에 마릴린 몬로는 일흔이 다 된 제작자들과도 서슴 없이 잠자리를 가졌다.
저자는 마이클 잭슨이 소아애호증 환자라고 지적한다. 마이클 잭슨은 연예계 활동으로 공백이 생긴 어린 시절로 회귀를 시도한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그의 네버랜드 목장에 어린이를 위한 놀이 동산을 만들었다.
아동들을 상대로 한 성추행설은 끊이지 않는다. 경계성 성격장애의 전형적인 증후를 보이는 그는 자서전 '문워크'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라고 썼다.
경계성 환자끼리 커플이 되면?영국 인기 방송진행자 폴라 예이츠와 호주 출신 록가수 마이클 허친스는 경계성 인격장애자 커플의 사례다. 각각 가정을 갖고 있던 두 사람은 허친스가 예이츠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눈이 맞았다.
약물 중독에 우울증을 앓고 있던 허친스는 1997년 양육권 공방 속에 음반고가 떨어지자 호텔 방에서 목을 맸다. 연인이 세상을 떠난 뒤 사흘 만에 예이츠는 친부 검사를 통해 자신이 원수처럼 여기던 남자의 딸이란 사실을 알고 약물에 취해 죽었다.
영국 가수 조지 마이클은 자신이 심리 치료 소파에서 15년을 보냈다고 밝혔다. 비틀즈·빌리 홀리데이·바브라 스트라이샌드·킴 베이싱어·휘트니 휴스턴·머라리어 캐리 등도 조지 마이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는 이런 정신적 장애가 재앙이면서 재능이며, 적절히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다면 인간적 매력·섹스 어필·창조성 등이 된다고 설명한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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