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31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토트넘 경기는 ‘금호 타이어 빅매치’였다. 맨유는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들을 위해 홈 경기마다 특별한 이벤트를 벌인다.
박지성도 모처럼 선발 출전해서 ‘금호 타이어 빅매치’를 더욱 빛냈다. 박지성은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좌우 날개를 오가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장에는 120여 명의 금호타이어 관계자들이 스카이 박스에 모여 박지성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라운드 주변에 설치된 광고판에는 금호타이어의 기업로고는 물론 한글로 된 기업 이름까지 나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빅매치의 하이라이트는 경기 후에 있었다. 박지성은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와 함께 경기가 끝난 직후 국내 스폰서 업체 관계자들이 모여있는 스카이박스를 깜짝 방문해 사인회를 가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들은 박지성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환호했다.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른 스카이박스에 있던 외국 기업 관계자들도 덩달아 흥에 겨워 '지'를 연호하며 그에게 악수를 건넸다.
맨유가 세계 최고의 구단인 것은 축구만 잘해서가 아니다. 팬들은 물론 스폰서까지 감동시키는 마케팅 능력도 축구 실력 못지않게 뛰어나서다.
구단의 스타가 스폰서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선수들은 어디에서 자신의 연봉이 나오는 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박지성의 세련된 매너로 팬들과 만나며, 그가 왜 그라운드 밖에서도 사랑받는 스타인가를 보여줬다.
금호타이어는 4년째 맨유와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올 시즌으로 계약이 종료되지만 재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맨체스터=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