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신연봉제도에 따른 연봉 협상 홍역을 앓고 있다. 이제 연봉 대란 2라운드가 시작된다.
선수단은 20일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귀국한다. 이날부터 투·포수조가 사이판 전지훈련을 떠나는 내년 1월 5일까지 최대한 연봉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게 구단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연봉 불만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LG는 올해 연봉산정방식을 바꿨다. 내부 고과로 연봉을 산정하던 이전 방식에서 '팀승리 기여도'를 포함했다. 승리한 경기에서의 활약도를 수치화해 고과에 반영한 것이다. 단순화하면 23-1로 이긴 경기에서 몰아친 안타에 가산점이 높아지고, 0-1로 진 경기의 4이닝 퍼펙트 투구는 무시된다. 여기에 연차에 상관없이 한해 성과가 기준이 된다.
구단은 "3월에 오리엔테이션을 했고, 시즌 중 선수 개인별로 연봉 인상, 삭감액에 대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자 선수단 내에서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연차를 고려하지 않는 점 뿐 아니라 몇몇은 신연봉제도 열외자로 분류됐다는 점이 거론됐다. '팀 승리 기여도' 산정 방식에도 야수보다 투수가, 선발보다 불펜이 홀대를 받는다는 불만도 나왔다. 일부 선수는 협상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구단이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는다면 연봉 조정신청을 하겠다는 선수도 있다.
구단 입장도 강경하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를 정착시키야 하니 선수단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LG 관계자는 "진정한 프로의 연봉고과다"라고 주장했다.
양 측 입장 차이가 워낙 커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연봉 협상을 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 2주 가량이다. 더구나 LG는 연봉 협상을 진두지휘할 단장의 이·취임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내년 1월1일부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백순길 신임단장은 부임 초기부터 난제를 받아들었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