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연예인들이 일본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트윗(트위터에 글쓰기)을 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양준혁과 남성 그룹 비스트, 드렁큰 타이거 등의 '한·일전 개념 트윗'이 눈길을 끈다. '2011 아시안컵' 4강 한일전에서 아쉽게 진 한국 국가대표팀에게 멋진 경기였다며 따뜻한 격려를 전해 일본 응원으로 논란을 일으킨 연예인들과 대조를 보였다.
프로야구 선수에서 은퇴하고 야구 해설자로 활동을 시작한 양준혁은 지난 25일 한·일전을 트위터로 중계했다. 경기를 보면서 그때 그때 상황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담은 '편파 중계'를 실시간 진행했다.
초반에는 "일본은 항상 초반에 반짝 설치고 다니니깐 별로 겁 안나네요" "일본애들 '옐로우 신용카드 꺼내들 애들 많네" 등 여유롭게 트윗을 했다. 한국팀이 역전골을 허용하자 "한·일전 어쩔 수 없네요. 또 극적으로 이겨줘야겠군요. 일본애들 또 땅치고 생난리 나겠구만"이라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시간은 흐르는데 골이 터지지 않자 "내가 일본팀으로 들어가서 자살골 3골 넣고 오겠습니다"라고도 했다.
심판이 한국에 불리한 판정을 내릴 때는 "저 호루라기를 뺏어야겠구만" "나 말리지 마세요. 짱돌 들고 뛰어가야겠어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이 유리한 상황에서 지연 플레이를 하자 특위의 말투로 분노를 터뜨렸다. "짜증나게 경기하구만. 깨끗하게 좀 해라 일본아" "아예 누워서 자는구만" "그러게 물침대 깔아주랴" 등 야유를 보냈다.
120분간 열을 내던 양준혁은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패하자 "비록 경기는 졌지만 우리 선수들 최선을 다해줬습니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고무적이고 미래는 밝은 것 같네요. 수고했습니다"라며 따뜻한 격려로 중계를 마무리했다.
아이돌 그룹 비스트 멤버들도 태극전사들에게 응원 트윗을 보냈다. 양요섭은 "최고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태극전사들. 비록 승부는 졌지만 눈물나도록 멋진 승부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학창시절 축구선수 출신인 윤두준은 "한국축구팬 이전에 축구팬으로서 정말 오랜만에 아드레날린 초대량으로 방출된 경기였다"며 "진짜 한국축구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했다.
여기에 드렁큰 타이거도 격려 트윗에 합류해 "동점 때 느낀 전율 흔치 않은거다"라고 했고, 슈프림팀 쌈디는 "결과는 지고 안타깝지만 한국 선수들 정말 잘했다. 감동 그 자체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양준혁을 비롯해 다수의 연예인들이 태극전사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트윗을 하자 네티즌은 "이런 게 바로 개념 트윗"이라며 그룹 원타임 출신의 송백경과 가수 세븐의 일본 응원 트윗과 비교했다.
세븐은 한·일전 직후 "한국팀 잘했다. 이제 일본이 잘해", 송백경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일본이 끝까지 잘해서 동북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려라"라고 각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네티즌의 분노를 샀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