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왕빛나(31)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았을 것 같은 그가 MBC 새 일일극 ‘남자를 믿었네’에서 ‘억척녀’ 캐릭터를 맡았다. 가난한 집안의 장녀 오경주 역을 연기하는 그는 촌스러울 만큼 순수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캐릭터만 변신한 것이 아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는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멜로 연기도 선보인다. 왕빛나는 "그 동안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화려한 화장도 하지 않고 명품 옷도 입지 않는다"며 "심형탁·박상민씨와 삼각관계를 이룬다. 진정한 로맨스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미소지었다.
-착한 캐릭터는 처음이다."가정 형편도 어렵고 제대로된 학벌도 없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와 자존심 하나는 최강인 역할이다. 악역이나 깍쟁이 캐릭터만 하다가 굳세게 세상을 살아가는 착한 캐릭터를 맡게 돼 설렌다. 열심히 할테니 많이 응원해달라."
-데뷔 후 처음으로 진한 멜로 연기도 선보인다."심형탁씨와 3년 동안 사귄 연인으로 나온다. 나중에 박상민씨와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내 연기 인생에서 이렇게 깊은 멜로는 처음이다. 정말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
-일일극이라서 출연진이 많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떤가."박상민씨랑은 예전에 부부로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어서 편하게 촬영하고 있다. 선우재덕 선배님이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화기애애하게 촬영하고 있다."
-동시간대 KBS '웃어라 동해야'와 경쟁해야하는 부담은."당연히 걱정되고 부담스럽다. 하지만 '남자를 믿었네' 스토리가 정말 재밌어서 금방 '웃어라 동해야' 시청률을 따라 잡을 것 같다. 하하."
-집에 아이는 누가 돌보나."시부모님이 돌봐주신다. 신랑도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우리 아들은 누구에게 의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엄마를 찾거나 없다고 울거나 그러지 않는다. 개인적인 삶을 좋아하는 아이다. 하하."
-어떤 엄마인가."극성스러운 엄마는 아니다. 우리 엄마가 나한테 그런 것처럼 아이를 자유롭게 키우고 싶다."
-출산 후에도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모유 수유를 해서 살이 저절로 빠진 것 같다. 출산 직후 3개월 동안 식이요법도 했다. 커피·주스 등도 안마시고 오직 물만 마셨다. 기름진 것도 안 먹었고, 인스턴트 음식도 당연히 피했다. 나물반찬에 미역국만 먹었다. 먹는 것만 잘 조절해도 살은 금방 빠지는 것 같다."
-결혼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나."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원래 털털한 성격인데 결혼하고 나서 차분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아줌마되더니 푼수됐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하하."
-결혼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내가 지금까지 결혼을 안했다면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연예인들은 소개팅을 하기도 조심스럽다. 소개팅을 했다가 잘 안됐을 때 상대방이 이상한 소문을 내고 다니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되서 난 정말 좋다. 하하. 가정이 편안하니깐 일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졌다. 영원한 내편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
-결혼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남자가 여자를 더 많이 좋아해야한다. 그건 불변의 법칙이다. 하하."
-엄마·아내·배우 중에 가장 힘든 게 뭔가."엄마가 제일 힘든 것 같다. 한 인간을 돌본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배우는 이렇게 하면 된다는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엄마는 그런 게 없는 것 같다. 정답도 원칙도 없는 게 엄마인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많아진 것 같다."원래 연기 욕심이 많은 편이었다. 작품 하나 끝나고 일주일 정도 쉬면 몸이 근질거린다. 매니저를 달달 볶기 시작한다. 일하는 게 좋다."
-'남자를 믿었네'를 봐야하는 이유가 있나."일단 스토리가 정말 흥미롭다. 일단 보고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 내 생각에 '남자를 믿었네'는 일일극계의 '시크릿 가든'이 될 것 같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