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축구가 대세로 굳어지는 상황에서도 초지일관 '공격 앞으로'를 외치는 팀들이 있다. 전북과 상주가 대표적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10일 K-리그 5라운드 수원전에서 '초공격 모드'를 선보였다. 전반전에 뜻대로 골이 나오지 않자 후반 대폭적인 선수 교체를 했다. 로브렉·김동찬·정성훈 등 공격수들을 차례로 투입하며 골을 노렸다. 이동국·루이스와 더불어 공격 성향이 강한 5명의 선수가 맹렬하게 상대 진영을 누볐다. 비록 의도했던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전북 홈팬들은 끝까지 공격의 끈을 놓지 않은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공격축구를 지향하는 최 감독도 상대팀들이 수비 위주로 나오는 것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기는 경기보다 지지 않는 경기를 하려다보니 무승부가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상대가 공격하러 나오면 우리도 대응할 수 있어 좋은데, 스리백을 서거나 뒤로 처져 수비하는 팀에는 우리도 힘들다. 역습을 당해 먼저 골을 내주면 경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격축구를 버릴 생각은 없다. 최 감독은 "홈에서 무승부는 큰 의미가 없다. 2무보다는 1승1패가 낫다. 특히 홈에서는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수원전 후반에 공격수를 대거 투입하며 수비가 흔들렸음에도 망설임 없이 밀어붙인 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팀 성향상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게 낫다는 판단도 곁들여졌다.
상주도 공격축구를 표방한다. 김정우·장남석·최효진·이종민 등 공격자원이 풍부한 점이 공격축구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한 성적도 중요하지만 군인팀다운 화끈함과 패기를 중요시한다. 특히 김정우가 숨겨놨던 공격수 본능을 터트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반면 최순호 전 강원 감독은 공격축구를 표방했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으며 성적이 처지자 최근 감독직에서 해임되는 불운을 맞았다.
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