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용띠 스타는 8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이승엽(36·삼성)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임창용(야쿠르트) 정수근(전 롯데) 박진만(SK) 홍성흔(롯데) 등 동기생들과 함께 '용띠 클럽'을 이끌었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니 남아 있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 이승엽의 '띠동갑' 후배들의 각오도 대단하다. 20대 초 어린 나이에 정상에 섰다 지난해 함께 어려움을 겪었던 김광현(24·SK)과 양현종(24·KIA)에겐 2012년이 재기의 해다.
이승엽, 36세의 도전
이승엽은 12년 전 용띠 해(2000년)에도 이미 '국민타자'였다. 또 동기들도 일찌감치 성공해 '용띠 클럽'은 예전부터 자주 어울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승엽은 2004년 일본 지바 롯데에 입단, 요미우리(2006~2010년)와 오릭스(2011년)를 거쳐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했다.
이승엽은 "삼성 입단은 복귀가 아닌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모두가 쉬는 연말연시에 경산 볼파크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고향에 와서 마음이 편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오릭스에서 때린 홈런이 15개이고, 어느덧 적지 않은 나이가 됐음에도 이승엽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그가 예전처럼 홈런 40~50개를 치고, 삼성 우승에 일등공신이 될 것으로 믿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그가 3번 타순에서 활약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승엽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한국 투수들의 수준이 확연히 높아진 반면, 그의 힘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투수에 대한)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시 뛰는 김광현·양현종
김광현은 "새해에는 칼을 갈고 있다. 2011년이 빨리 가고, 새해가 오길 기다렸다"고 했다.
2007년 데뷔 후 계속 상승세였던 김광현에게 지난해는 악몽이었다. 안면마비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을 만들지 못했고 시즌 초부터 부진했다. 4승 6패 평균자책점 4.84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에도 부진해 데뷔 후 처음으로 연봉이 깎였다. 2000만원 삭감된 2억5000만원.
게다가 '스승' 김성근 감독이 SK를 떠나면서 그는 홀로서기를 해야할 처지다. SK 마운드는 임경완을 얻는 대신 '작은' 이승호와 정대현을 잃어 위기에 빠졌다. 에이스의 귀환이 절실한 이유다. 이만수 신임 SK 감독은 "김광현은 여전히 대한민국 에이스"라며 변치않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양현종도 '용의 날개'가 간절하게 필요하다. 2010년 16승(공동 2위)을 올렸고 그 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병역 면제를 받았지만 지난해 7승 9패 평균자책점 6.18에 그쳤다. 컨트롤이 급격히 흔들린 탓이다.
이순철 KIA 수석코치는 "양현종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16승을 거둔 투수다. 자신의 장점을 되찾으면 다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선동열 KIA 신임 감독이 왼손 투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양현종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