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최고 연봉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지난해 MVP 윤석민(26·KIA)과의 경쟁에서는 '무승부'였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30)이 3억 8000만원에 2012년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오승환은 26일 연봉 협상을 마무리 한 뒤 "성적의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올해도 마무리투수 역할을 잘해서 팀이 승리하는 데 핵심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연봉 협상을 시작했다. 괌 전지훈련이 시작(16일)된 뒤 협상 테이블에 앉은 오승환은 보류수당(전년도 연봉의 300분의 1의 25%를 일당 형태로 지급) 적용 개시일(2월1일)을 일주일 여 앞두고 계약을 마무리했다. 지난해(2억4000만원)보다 58.3% 인상된 금액을 '접점'으로 찾았다.
오승환은 2011년 54경기에 등판해 1승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했다. 2006년 자신이 세운 아시아 최다 세이브(47개) 기록을 경신했고,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200세이브 신기록도 달성했다. 2002년 이승엽이 세운 8년차 최고 연봉(4억100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은 "연봉산정시스템에 따라 책정할 것이다. 4억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또 하나의 기준점은 윤석민의 연봉이었다. 윤석민과 오승환은 올시즌 정규시즌 MVP·골든글러브 투표 등에서 경쟁했다. 두 개의 트로피 모두 윤석민의 차지였다. 하지만 오승환은 지난해 연봉에서 윤석민에 5000만원 앞섰고, 우승 프리미엄을 안고 있었다.
'윤석민 이상'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윤석민은 15일 오승환에 앞서 100%인상된 3억8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오승환에게 윤석민과 동일한 금액을 안겼다. 삼성 관계자는 "원칙을 따른 결과였다. 구단과 선수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액수"라고 설명했다.
4번 타자 최형우(29)도 26일 연봉계약을 했다. 지난 해 1억8500만원을 받은 최형우는 1억1500만원(62.2%) 오른 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는 "계약이 늦어 팬들에게 죄송하다.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훈련해 팀이 한국시리즈 2연패 달성을 돕겠다"고 말했다.
윤성환·차우찬·장원삼도 괌에서 협상을 끝냈다. 삼성은 이날 재계약대상자(55명) 전원과 협상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