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승마는 고급 레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승마장을 찾고 외승을 즐기면서 생활의 탄력을 찾는 인구도 크게 늘었다. 귀족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민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KRA한국마사회가 ‘전국민 말타기 운동’ 등 마문화를 알리고 말산업 발전에 앞장선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승마가 조금 더 발전하면 국민에게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행복을 선물하는 건전한 레저로 뿌리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승마가 레저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이전과 달리 승마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 졌고 다양한 콘텐트가 개발 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마문화는 말을 타는 승마뿐 아니라 말을 보고 즐기고 아끼고 배우는 기마민족의 승마로 회귀하고 있다. 정성규(62) 국민생활체육전국연합회 사무처장은 “국내 승마가 발전하면서 마문화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국내 1년에 30여개 대회 열려
국내 승마대회는 대한승마협회가 주관하는 10여개 대회와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 주관하는 14개 대회, 여기에 시도 자치단체 또는 동호회가 주최하는 대회를 모두 합해 30여개 대회다.
매달 2개 이상의 대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과거 생활승마가 활성화되기 전 대한승마협회가 주관했던 10여개 대회와 비교하면 크게 성장한 수치다. 특히 동호회 대회에는 연인원 3만여 명이 대회에 출전하거나 관람하고 있어 이제 스포츠에서 레저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승마가 1990년대와 비교해서 크게 발전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승마인들과 전문가들의 평가다. 승마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에 100여개의 대회가 열려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긍정적인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대한승마협회와 국민생활체육승마전국연합회와 상관없이 자생적으로 대회가 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1년 5월과 11월에는 동호인들이 주축을 이룬 '100㎞ 지구력대회'가 열렸고 예상외의 좋은 기록을 올리는 등 큰 성과를 올렸다. 또 전라남도가 주최한 유소년대회도 열리면서 유소년 승마에 대한 방향을 정립할 수 있었다.
엘리트 선수 출신의 전문 승마인들도 과거와 달리 경기력 향상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한승마협회 대회는 매년 11월 말이면 모두 끝나고 이듬해 3월까지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석 달 이상 경기 없이 허송하는 셈이다. 이런 시스템은 국내 말들의 능력 성장을 저해하는 독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엘리트 선수들이 모여 소규모 대회를 여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박재홍(47) KRA승마단 감독은 "어린 말들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대회를 뛰어야 하고 전성기의 말들도 계속 대회에 나가 경험을 쌓아야 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올해부터 생긴 소규모 엘리트 대회는 우리나라 승마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평가 했다.
▲말 관련 축제 활발
대중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말관련 축제도 활성화 되고 있는 추세다.
매년 KRA한국마사회는 2010년부터 '말산업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말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말산업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말산업 박람회에는 전국에 있는 장제·장비·사료·의류·디자인 업체 등 300여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재활승마 박람회도 열리고 있다. 재활승마는 자폐증세 등 장애에 대한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고 일반인·운동선수들의 재활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비만탈출에도 중요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활쏘기 국제 대회인 '세계 기사대회'도 열린다. 기사대회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대회로 잘만 발전시키면 재미있고 시선을 끌 수 있는 대회로 성장이 가능하다.
말은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나 축제에 없어서는 안 될 콘텐트로 자리 잡았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비롯해서 수원성·백제문화제 등 전국적으로 말을 활용하는 축제가 늘어났다.
▲승마에서 한민족 전통을 배운다
승마의 또 다른 강점은 한민족의 전통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승마는 과거 기마민족이었던 한민족의 자긍심을 깨워주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마상무예를 교육하는 승마장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구보가 가능한 정도의 실력이 되면 기사·기창·마상월도·마상쌍검 등 조선 정조 시절 편찬된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마상 무예를 전수 받을 수 있다.
기마민족의 전통은 청소년들의 교육에도 크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청소년 수련원 등이 승마를 프로그램에 추가 시키는 분위기다. 승마라는 새로운 콘텐트를 통해 재미와 호기심을 유발하고 민족적인 전통을 고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호연지기를 키우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승마를 통한 전통문화 학습은 향후 국내 승마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승마를 통해 승마의 재미를 알 수 있고 청소년 승마교육을 통해 저변을 확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전통승마가 체계화 되면 국내에는 유럽식의 정통 승마와 한민족 식의 전통 승마가 함께 성장하면서 서로를 보완하는 보완제 역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