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글로벌통상고등학교(옛 관악정보고)가 '엘리트학생복 스쿨리그(이하 엘리트스쿨리그)'의 마지막 우승컵 주인공이 됐다. 2006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돛을 올린 엘리트스쿨리그는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국내 최대 아마추어 스타크래프트 대회. 이 대회 참가자들이 프로게임단에 입단, 활약하면서 프로게이머 등용문이 됐다. 대회 주관사인 MBC플러스미디어가 게임채널 MBC게임을 접으면서 지난 29일 '엘리트스쿨리그 2011' 결승전 방송이 마지막이 됐다.
경기글로벌통상고 마지막 우승팀
이번 엘리트스쿨리그 결승전에서는 경기글로벌통상고와 상봉중학교가 맞붙었다. 이 팀들은 지난해 여름 전국 6권역 800여팀(2400여명)과의 예선과 3개월간의 16강 본선을 뚫고 올라왔다. 3학년인 강태완과 전태원(19), 1학년인 노지호(17)로 구성된 경기글로벌통상고는 지난 2010 시즌에서 3위를 한 강팀. 본선 16강전에서 상대팀이 기권해 부전승으로 8강에 올라 부천삼정초등학교을 3-1, 4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아현산업정보고를 3-1로 각각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류학성·박준하·홍재선(16) 3학년 동급생으로 팀을 이룬 상봉중학교는 4강전에서 준프로게이머(김명식)가 있는 청석고를 3-1로 제압, 파란을 일으키며 결승전에 올랐다.
고등학교 형님과 중학교 아우의 결승전은 경기글로벌통상고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특히 본선에서 전태원과 노지호의 선전으로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던 강태완이 혼자 1~3세트를 모두 따내며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쉽지는 있었다. 3세트에서 상봉중의 홍재선을 맞아 50분 이상의 혈투를 벌였다. 맵의 자원을 거의 소비해 무승부 재경기 직전까지 간 상황에 배틀크루저 한 부대로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을 깨고 GG를 받아냈다. 우승한 경기글로벌통상고는 상금 1000만원과 준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했다. 전원태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 도전인데 우승해 너무 기쁘다"며 "멘토 민찬기형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엘리트스쿨리그에서는 프로게이머가 본선 진출팀의 멘토가 돼 도와준다. 경기글로벌통상고의 멘토는 전 MBC게임 선수였던 민찬기로 빌드와 전략을 도와줬으며 마인드컨트롤에 대한 조언도 많이 했다. 4강전과 결승전에서는 감독 역할도 했다.
우승팀 선수들은 엘리트스쿨리그가 이번 대회로 막을 내리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강태완은 "엘리트스쿨리그에 많이 나오면서 남다른 애정이 생겼다"며 "이번이 마지막이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전원태는 "대회에 출전하면서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2만명 '프로게이머' 행복한 꿈꿔
엘리트스쿨리그는 국내 대표 교복 브랜드인 에리트베이직의 후원으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개인전 형식으로 시작해 2008년부터 학교 대항전으로 바뀌었다. 매 시즌마다 전국에서 500~600팀 가량 참가했으며 이번 마지막 대회 때는 지난 시즌보다 300팀이 늘어난 800여팀이 출전했다. 지금까지 참가자수만도 2만여명으로 이들은 잠시나마 프로게이머가 되는 행복한 꿈을 꿨다.
두 번 우승한 경우가 없을 정도로 참가자들의 실력도 높았다. 일부는 프로게이머가 되기도 했다. 2006년 캠퍼스 챔피언십 광주지역 고등부 준우승자인 차명환(공군 ACE), 2007년 3차 시즌 왕중왕전 초등부 우승자였던 전태양(제8게임단), 2007 시즌 3위에 입상한 신동원(CJ 엔투스) 등 20여명이 프로게이머의 꿈을 이뤘다.
오경식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대행은 "엘리트스쿨리그는 e스포츠 분야의 신인 발굴 및 육성, 청소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