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58)·성석제(52)·백영옥(38)은 글 하나로 '통'하는 글쟁이들이다. 매주 화요일 일간스포츠에 고품격 칼럼 '통(通)'을 릴레이로 연재하는 이들이 지난 4일 첫 만남을 가졌다. 각각 '쾌설' '시공' '느낌'이란 타이틀로 다양한 영역을 다루는 세 작가('통'의 또다른 필자 김홍신은 해외 출장 중이어서 불참)는 이 날 글만큼이나 거침없고 농익은 말솜씨를 뽐냈다.
- 소통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다른 때보다 중요해져서인가, 아니면 잘 안되기 때문인가.
성석제(이하 성) : "‘통’을 ‘통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소통이 안된다는 건 주체가 흐릿하기 때문일 수 있다. 통할 내용이 없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 남의 표현 가지고만 대화하니까. 내 통과 남의 통이 통하는 길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일간스포츠 칼럼 '통'의 과제라고 여긴다."
백영옥(이하 백) : "지금은 소통이 넘치는 게 문제다. 외로워서 그렇다. 사람과 사람 간에 직접 접촉이 부족한 탓이다. 통신 세계 안에서의 접촉이란 공허하다. 나는 문자 메시지가 한 달에 100개도 남는데 친구들은 1000개도 모자라다고 한다. 문자로 이야기하다가 전화하면 '무슨 일 있어' 하며 놀라는 것이 요즘 세대다. 감수성이 많이 달라져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스마트폰으로 지하철 노선 다 알려주는 시대다. 통하는 의미가 과도해서 쇠약해지는 이율배반이 있다."
성 : "소셜 네트워크(SNS)는 외로움을 못 떨쳐낸다. 시간이 지나 두근거림이 소모되고 나면 형식만 남는다."
백 : "SNS는 만나서 얼굴보고 이야기하는 것과 밀도가 다르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말은 아니다. 세대의 변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접속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가면 금단 증상까지 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하더라."
장석주(이하 장) : "소셜 네트워크가 과연 진정한 소통인가.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는 피와 살이 만나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한 순간이야 말로 그보다 덜 외로운 순간은 없다. 최근 '언터처블'이란 프랑스 영화를 봤다. 주인공이 전신마비 환자로 굉장한 부자다. 자기 생일에 작은 오케스트라를 집에 불러서 듣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 알지 못하는 여자와 펜팔을 한다. 두려우니까 펜팔만 하는 거다. 펜팔의 내용은 세계적 고전과 시를 인용할 정도로 수준 높은데. 이 사람이 무식하고 전과도 있는 흑인 남자를 만난다. 내기를 계기로 흑인 남자가 주인공을 집에 와서 돌보는 가운데 서로 통한다. 예술적 심미안이 있는 주인공이 비싼 그림을 보고 감탄하고 있을 때 흑인은 '나도 할 수 있겠다'며 쓱쓱 그린다. 주인공은 다른 친구에게 1만 1000유로에 판다. 마지막에 둘이 여행을 가면서 흑인은 펜팔하던 여자를 불러 주인공과 만나게 한다. 자기는 멋지게 빠지고. 그런 게 진짜 소통 아닐까."
백 : "소셜 네트워크는 진짜 소통이라 보기 어렵다."
장 : "통은 지혜를 뜻한다. 가장 낮은 단계가 '정보'고, 그 위가 '지식'이다. 그보다 더 높은 것이 '지혜'다. 통은 지식의 정수인 지혜를 던져주는 창구다. ‘통’이란 칼럼은 일간스포츠 독자들이 가장 갈망하되 다른 데서 구할 수 없는 공간이라 볼 수 있다."
- 소설이란 매체로 대중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 과정은 어떤가.
성 : "소설은 기본적으로 허구다. 허구로 통하려 하는 것이다. 칼럼이나 산문은 사실로 통하려 하는 점에서 다르다. 둘 다 지향하는 건 진실 혹은 진실함이 아닐까. 소설 독자와는 공감을 할 수 있느냐, 못 하나의 문제다. 독자가 공감 못하면 그것은 작가의 문제다. 작가인 내가 이 시대 어법을 잘 모르거나."
백 : "연예인을 향한 팬의 반응은 극렬하다. 작가에게 그런 일은 쉬 일어나지 않는다.. 소설을 읽는 독자의 반응은 심각하지 않다. 작가도 자기 글에 대한 '희한한(말도 안되는)' 리뷰를 보면 분노가 치민다. 내 소설의 독자 층은 20대~40대 여성으로 정해져 있어 반응이 거의 비슷하다. 소설 자체가 많이 읽히지 않는 시대여서 책 보고 반응하는 게 귀한 일이다. 독자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나는 작가 되기 전에 서점을 비롯해 여러 직장에서 일했다. 그 때는 작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다. 김영하 선배가 2005년 '랄랄라 하우스'란 책을 내면서 영화 시사회처럼 책 시사회 같은 걸 한 적 있다.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뉴욕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연극 무대를 빌려 낭독회를 하더라. 미국은 나라가 너무 커서 작가들이 홍보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한국은 인터넷 서점, 북콘서트, 작가와 함께 하는 디너 행사 등도 열린다. 작가가 독자들과 직접 눈을 보며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그런 곳에 오는 독자는 작가를 진짜 좋아해서 오는 것이다."
장 : "나도 희한한 리뷰는 화난다.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이 그런 글을 쓴다.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그런 거다. 내 경우 독자와의 소통은 글 안에서만 한다. 글 밖에서 소통하면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적인 전화나 메일은 무시하는 편이다. 그 사람이 소통하고자 하는 건 내가 아니고 '환상 속의 장 아무개'이니까. 실체가 아니니까."
- 발상은 주로 어떻게 하는가. 상당량의 글을 쓰고 있는데 그 힘을 어디서 얻는가.
장 : "나는 책을 많이 읽는다. 보통 사람의 기준으론 어머어마한 양이다. 문학중독자일 정도다. 1년에 1500권쯤 구매한다. 매 주일 배달되는 책이 한 박스는 된다."
성 : "(글쓰는) 생산 원가가 상당히 높겠다."
장 : "난 책 사면 10배쯤 소득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전혀 아깝지 않다. 책을 읽을 때마다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새로운 것에 대해 갈망을 느낀다. 주(住)·의(衣)·식(食) 외에 책을 읽다보니 나름 (지식에) 계통이 생긴다."
성 : "의식주라고 하지 않아 주색잡기인 줄 알았다.(웃음)"
장 : "주색은 끊고 산다. 술은 거의 못 마신다."
성 : "(장석주는) 문장의 수도승이라 할 수 있겠다."
- 세대 간의 이야기를 해보자. 스스로가 소통이 잘 되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있는가.
성 : "여성들이 나와 잘 통하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 특히 나이 많고 세상을 아는 여성 분들. (그들에겐) '사기'(글 속에서 스스로를 '허풍쟁이' '사기꾼'이라고 유머스럽게 표현한다)가 안 통하는 것 같다. 내게 남성적인 시각이 강해 그럴 수 있다. 다른 세대, 다른 성, 다른 행성 사람들과 같지 않으니까. 나란 정체성이 일치하는 관점에서 글 쓰는 게 가장 맞는다."
장 : "오히려 남성주의적 시각,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걸 오히려 여자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성 : "소설 독자는 20대~40대 여성이 압도적이다. 그걸 도외시하고 쓸 순 없다. 난 어릴 때 나이 많은 여자가 많은 집에서 자랐다. 그 분들로부터 교양, 정서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아 그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장 : "성석제 소설 주인공은 일탈한 이들이 많다. 나이 많은 여자들의 입장에선 일탈한 이들을 야단치고 싶어 하지 않겠나."
성 : "바라기는 젊은층과 소통했으면 한다. 그러면 다 통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실제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예전엔 무슨 단어를 쓰고 난 뒤에 강조를 할 땐 한자를 넣었다. 요즘은 영어를 쓰더라. 그걸 보고 (세대가) 바뀌었구나 느꼈다. 일반인이 그런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그런다. 난 영어·한자 없이 충분히 알아듣게끔 쓰려고 노력한다."
장 : "20대 여성은 (나와는) 세대적으로 벽이 있는 것 같다. 잘 통하는 건 40대 이후의 남녀다. 글 쓴지 30년이 넘었다. 내가 소통한 독자도 함께 나이가 들어간다는 생각이다."
백 : "50대 이후 남자들은 (나와) 안 통해요. 재미있는 특징을 발견했다. 일반 남자들은 '우리는'이란 주어를 많이 쓴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안한다. '우리 세대 때는' 식으로 말한다. 자기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모르는 분들 같다. 그들은 이야기를 깨고 들어가려 하면 셔터를 확 내린다. 안타까움이 있다. 자기 욕망에 솔직하지 못하고 살다가 그게 이상한 방식으로 표출되는 것 아닌가. 내가 직장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비슷한 분들도 여럿 봤다. (마음을) 닫고 살면 힘든 거다."
성 : "오랫동안 그 세대는 '너희는'이란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컸다. 항상 '피교육자' '피지배자'가 되니까. 자기 표현하는데 서툴다. 그런 성향이 집단적 폭력으로 표출될 때도 있다. 무리의 뒤에 숨어 폭력을 가할 수도 있고."
장 : "국민의 일원이 되길 강조하는 획일적 교육의 피해자인 셈이다. 자기와 욕망 표현에 미숙한 사람이다."
- 88만원세대의 좌절이 사회문제가 됐다. 그들에게 희망은 없는가.
성 : "청년 문제는 어른들이 해결해주어야 할 사안이다. 한편으론 최저임금 '88만원'이 다가 아니다. 돈과 상관없이 (청년들에게) 뭔가 몰두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건 스스로 찾아나서지 않으면 안 나타난다. 내가 20대였을 때는 그게 문학이었다. 지금 세대에겐 다른 게 있을 거다. 그게 무엇이든 좋다. 난 게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너무 (게임중독 같은 것을) 병리적으로 다루면 안된다. 모든 분야에서 중독되지 않으면 일정한 단계까지 갈 순 없는 법이다."
장 : "나는 활자중독·문학중독이다."
백 : "그들에게 매우 미안하다. '너희들이 능력이 안되서 취직 못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사기다.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돈 안되는 것에 미쳐보라'다. 그런 말하면 그 쪽에서 나오는 뻔한 반응이 있다. '뭔가에 미쳤다고 치자.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고 물으면 나 역시 할 말은 없다. 확실한 건, 꿈을 이루는 건 절실함의 크기다. 꿈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친구들이 많다. 대학을 비롯한 학교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 질문하는 법을 안 가르쳐준다. 한국 교육의 문제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
장 : "'88만원세대'를 규정한 것도 획일적 틀이다. 실제로 88만원세대가 스스로 여기에 동의한다면, 당면한 현실·빈곤·직장의 문제 등에 대해 그들이 갖고 있는 협소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들도 사회가 주입한 획일주의적 틀에 갇혀 있다. 거기에 들어가지 못하면 사회의 루저가 된다는 식의 경직성에 그들도 감염됐다. 그들이 지적으로 나태했다. 그걸 깨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다. 시야를 넓혀보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많다. 대학교까지 국화빵같이 찍어낸 교육 속에선 모두가 똑같으니 경쟁력이 없다. 죄다 스펙 쌓기에만 바쁘다. 지난해 대학 강연 자리에서 나는 '1년에 고전 100권 읽어라. 목록 100~200권을 만들어 읽고 취업할 때 책읽은 걸 내세우라'고 주문했다. 기성 세대의 책임이 크지만 그 세대 자체의 노력이 부재하다. 나태함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백 : "미국 시라큐스 대학은 고전 100권 읽지 않으면 졸업이 안된다고 한다. 난 20대가 연대하고 자기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장 : "젊은 세대들이 짜증만 낼 줄 알지, 분노할 줄은 모른다. 인문학을 읽지 않으니까. 분노하는 법도 책 속에 담겨있다."
- 문화에 대해 말해보자. 한류를 비롯한 대중문화의 흐름은 정상이라고 보는가.
백 : "문화 전반적으로 한국은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한다. 밥 먹으려 해도 프렌차이즈가 너무 많다. 지방색도 없어진다. 드라마도 비슷한 포맷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으로 생각하니 협소할 수밖에 없다. 내 소설 원작 드라마 '스타일'을 제작할 때도 타 방송에서 비슷한 포맷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다. 문학·연극·뮤지컬도 다 그렇다. 모두가 대형 프렌차이즈 제과점 빵을 먹고 싶은 건 아니지 않은가. 자본에 의해 동네 빵집이 없어지는 게 안타깝다. 뮤지컬도 다 비슷한 스타일이고, 아이돌 한류도 지나치게 한 방향이다. 반면 순발력은 최고다. 아이돌 키워내는 방식을 외국에 수출한다고 한다. 아이돌과 공생하는 문화 시스템은 매우 디테일하다. 아이돌을 밥 먹이는 조공팀이 따로 있을 정도다. 팬 클럽 회장은 어마어마한 지위 가지고 있다. 매우 독특한 문화다."
성 :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 공존하는 게 없다. 옛날 건 빨리 사라지고, 새 것은 빨리 만들어지에 급급하다. 남아나는 게 없는 거다. 마치 열살·서른살·쉰살·일흔살이 다양하게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아니라, 자본이 대중문화를 이끈다. 인간을 평균적으로 열성화시키는 방식이다. 깊이가 얕고 인스턴스화된 문화를 대량 공급한다. 각자가 향유할 수 있는 걸 다 없앤다. (다른 건 다 변해도) 그런 방식은 없어지지 않는다."
장 : "대중문화는 굉장히 역동적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어필할 정도니까. 시스템은 오히려 선도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창조적인 비평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긴장을 유지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잘 한다고 놓아두면 거품이 쉽게 꺼질 수 있다. 성찰 없이 도취될 수 있다. 우리 대중문화의 취약점이다. 문제점을 지적해 주어야 한다. 칼럼(통)에서 한류 산업을 창조적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성 :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각적으로 우수한 민족이다. 우리 안에서 테스트해 무엇이 튀어나오면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 아이돌은 대중에게 가장 감각적으로, 최적화된 존재다. 지금 당장은 (한류 파워가) 상당히 갈 것 같다. 외국의 식당에서 체험한 일이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스마트폰으로 우리나라 드라마를 보여준다."
백 : "누구 잘 아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성 : "문제는 드라마를 보여주는 도구가 중국제 짝퉁 아이폰이라는 것. 중국은 짝퉁을 팔고, 우리는 콘텐츠를 판다."
- 신문 독자와 소통하기 위한 전략은.
성 : "난 고우영의 연재 만화 통해서 일간스포츠를 만났다. 고등학생 때로 지하철이 생긴 지 얼마 안된 시점이었다. 당시 ‘만화가 있는 신문’이라는 것이 놀라웠다. 고우영 만화는 격이 다르다. 생각할 거리를 던지면서도 재미있었다. 일간스포츠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그렇다."
장 : "고우영의 지면은 인문학적 비평의 대상이 될 정도였다. 칼럼 ‘통’은 스포츠전문지로서 놀라운 기획이다."
백 : "내 전략은 단순하다. 책에 대해 쓰면 (독자가) 그 책 보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하는 글을 쓴다."
['통' 작가들의 인연은?]
- 한 시대에 글쟁이로 태어난다는 건 대단한 인연이다. 장석주·성석제·백영옥은 '통' 연재 전에도 서로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통으로 만나기 전까지 서로의 인연은.
장석주 : "(백영옥의) 옆방 남자로 지낸 적이 있다."
백영옥 : "2010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입주작가로 한 달 동안 같이 살았다. 내가 103호, (장) 선생님이 104호였다. 선생님에게 글 쓰는 태도, 단백질 섭취하는 요령까지 배웠다. 같이 이마트 간 적 있는데 선생님이 ‘사과 깎아 먹겠다’면서 칼을 사는 거다. ‘작가로서 최적화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성석제 : "영양분은 다 사과 껍질에 있다. 사과 깎아먹으면 안되는 건데…."
장 : "나의 생활은 모든 게 글쓰기에 맞춰져 있다. 나는 글쓰는 양이 좀 많다. 웬만한 소설가보다 많이 쓴다. 매년 원고지 5000매씩 쓰니까. 다음달에도 '독도 고래'라는 우화소설이 나온다. 하지만 내년부터 막 살려 한다. 10년 이렇게 사니까 숨막힌다. 그동안 압박감이 많았다. "
성 : "(장 선생님은) 시 쓰던 초창기인 1979년 신춘문예 최종심 심사평에 자주 등장했다. 필명을 바꿔 도전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그 때 처음 존재를 알았다. 정식 시인 되기 전에 내 머리 속에 박혔다. 처음으로 얼굴을 본 것은 1888년 무렵이다. 내가 동양그룹 홍보실에 다닐 때 장 선생님에게 원고를 청탁한 적이 있다."
백 : "성석제 선생님과는 심사위원과 작가 지망생으로 만났다."
성 : "(백영옥을) 한 번은 떨어트리고, 한 번은 붙인 걸로 기억한다."
[팁] '통' 작가 소개
장석주 2000년 서울을 떠나 경기도 안성에 '수졸재'를 짓고 글쓰기와 독서에 몰두한다. 문학가로는 보기 드문 부지런함으로 시인·소설가· 문학비평가 등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든다. 노자·장자·주역 등에 빠져 지내며 최근 15번째 시집 '오랫동안'을 펴냈다.
성석제 시인 출신으로 소설에 뛰어들어 '이야기꾼'이란 별명을 얻었다. 1990년대부터 토속적 정감과 위트가 섞인 글로 '소풍'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등 다양한 소설과 에세이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음식 관련 에세이집들을 펴내며 음식과 사람에 대해 탐구 중이다.
백영옥 다양한 사회 생활을 하다 잡지사 기자가 됐고, 2008년 소설 '스타일'을 발표해 약 30만권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대중문화 잡식가로 우리시대 젊은 여성들의 삶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