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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김문영 칼럼] 과천벌 기수 지각 변동
과천벌 기수 판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총 60명의 기수 중 용병 기수 2명을 제외한 인원은 58명으로 데뷔한 지 4년이 채 되지 않은 기수, 즉 정규 26기 이하 기수는 17명이다. 병역, 해외연수 등으로 공석 중인 인원을 제외하면 전체 기수의 25%에 불과한 숫자이다. 그러나 최근 그들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25%의 인원으로 일궈낸 성적은 총 22개 경주 중 우승 11회 준우승 11회로 50%의 승률, 100%의 2위내 입상률이다.
지난 토요 1경주, 가장 막내 기수인 정규 29기의 이아나 기수가 물꼬를 틔우며 우승을 거두었다. 이후 이혁 기수가 한층 성숙해진 기승술로 2승을 거머쥐었고 바로 위의 선배인 28기의 김정준 기수가 바통을 이어받아 2승을 추가했다. 지난주에도 꾸준한 활약 속에 2승 2위 2회를 기록한 김혜선 기수도 데뷔한지 만 3년도 안된 새내기임에도 이미 정상급 기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각 변동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역시 정규 26기 기수들이다. 조인권, 이상혁으로 대표되는 막강 동기 라인은 조인권 2승, 김철호 1승에 이어 유미라 기수도 오랜만에 1승을 추가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3위까지의 확률을 따지면 새내기 기수들의 돌풍은 더욱 거세다.
반면 중견 기수들은 주축을 이루고 있는 20기의 문세영 기수가 5승, 최범현 기수가 2승을 거두었다.
올들어 지금까지 전적을 살펴보면 새내기 기수의 대표주자 조인권 기수가 다승 부문에서 문세영 기수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조인권 기수는 188전 우승 23회 준우승 26회를 기록하고 있다. 박태종 최범현등 쟁쟁한 선배들을 앞지르고 있다. 서승운 기수의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출전횟수는 107회 밖에 안되지만 15승, 준우승 12회를 거두며 승률 14%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만약 프리기수제도만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다면 서승운 기수의 성적은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맹렬한 여전사 김혜선 기수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김혜선 기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11승 준우승 13회를 기록하며 남성 기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김철호 장추열 이혁 기수의 활약도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다. 또다른 여성기수 이아나 기수의 매서운 말몰이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최근 젊은 기수들의 패기가 거센데다 기승술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기수의 지명도 보다는 경주마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의한 베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경마의 미래는 이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더욱 밝고 희망차다.
새내기 기수들의 활약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과거와는 달리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과정을 거친 후에야 기수로서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28기 이후부터는 2년 이내 360전 이상의 기승횟수와 2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정식 기수 면허를 받지 못하게 하는 등 구체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 신인기수를 배출하는 시점부터 경쟁력을 갖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경마를 하나의 스포츠로서 인식하고 프로 선수로서의 자질을 검증 받게 하는 시스템의 정착은 우수한 신인들의 발굴은 물론 건전한 경쟁을 통해 보다 성숙하고 발전적인 경주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다.
경마라는 스포츠에 있어서 경주마와 더불어 선수로 활약하는 기수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기수들의 질적 향상으로 시작된 과천벌의 지각 변동이 화산 폭발로 이어져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켄터키더비 우승 기수가 배출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