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가인(30)이 데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영화 '건축학개론'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야말로 '한가인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 이는 사실상 데뷔 10년만의 결실이다.
2002년 드라마 '햇빛사냥'으로 연기자로 데뷔한 한가인은 그동안 몇몇 드라마와 영화에서 열연했으나 소위 '대박'을 터뜨리진 못했다. 드라마 '애정의 조건'(04) '마녀유희'(07) '나쁜 남자'(10)는 그만그만한 성적을 냈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는 흥행성을 확보했으나 스포트라이트가 주로 권상우에게 쏠려 있었다. 데뷔 후 10년이 되어 가지만 한가인에게는 배우로서 작품성과 흥행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에 대한 목마름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 초 이를 한꺼번에 해결하게 됐다. 1월 초부터 3월까지 방영된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웃돌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김수현의 카리스마 연기도 연기지만 한가인의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가 인기에 크게 한몫했다. 김수현보다 여섯살이 많은데도 연인 연기를 하는데 어색함이 없었다.
드라마가 끝난 직후인 3월 22일 개봉한 '건축학개론'도 승승장구했다. 개봉 후 한 달이 넘어서도 꾸준히 관객을 끌어모으며 '400만 고지'를 향해 흥행 순항 중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갖고 있던 역대 멜로 영화 흥행 기록(약 313만명)은 진작에 깼다. 7일까지 389만여명이 한가인의 멜로 스토리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이같은 '쌍끌이' 흥행에 힘입어 한가인은 국내외에서 각종 러브콜을 받았다. 출연 중이던 대부분의 CF는 재계약에 성공했고, 추가 계약도 이뤄졌다. 일본과 중국에서의 인지도도 급상승해 이전보다 입지를 크게 넓혔다. 한가인의 소속사 측은 "최근 두 작품을 통해 CF와 작품 제안 등도 많아졌지만 이보다 더 큰 수확은 바로 자신감"이라며 "데뷔 후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어도 '대표작'으로 고민했는데 드디어 드라마와 영화에서 나란히 의미있는 성적을 거둬 매우 기뻐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