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파송송 계란탁~"을 흥얼거리던 꼬마가 '엄친아'로 돌아왔다. 영화 '파송송 계란탁'(05)의 주역이었던 아역배우 이인성(16)이 그 주인공. 2003년 드라마 '흥부네 박터졌네'로 데뷔한 뒤 '파송송 계란탁'에서 아역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주목받으며 '리틀 강동원'으로 불렸다. 드라마 '봄날'(05)·'안녕 프란체스카'(05)·'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08)에 출연해 아역스타로 자리잡았지만 갑작스럽게 연예계를 떠나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듯 했다.
4년 간의 공백 끝에 JTBC 수목극 '러브어게인'로 돌아온 이인성은 키 180cm에 고교생이 되어 있었지만 사슴같은 눈망울과 오똑한 콧날은 그대로였다. 게다가 전교 5등 안에 드는 학업성적까지 자랑, 당당하게 '엄친아' 대열에 합류해 매력이 배가됐다.
-공백기는 왜 가졌나.
"2008년 갑자기 변성기가 찾아왔다. 뮤지컬 '라디오스타'에 캐스팅돼서 노래를 해야하는데 높은 음이 안 올라가서 난감했다. 다른 출연자들과 관객에게 민폐라고 생각해 먼저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미 출연 기사가 나간터라 제작자와 출연자들께 많이 죄송했다. 4년간의 공백 기간동안 국립전통예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꾸준히 연기 공부를 했다. 학교에서 북과 장구·상모돌리기·한국무용 등을 배웠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좋더라. 친구들과 연극도 만들고 선생님들께 연기 지도를 받으며 열심히 생활했다."
-공부에는 흥미가 없나.
"이래봬도 전교 5등 안에 든다. 친구 어머니들은 '어머니가 얼마나 잡길래 그러니'라고 물으시는데 오해다. 어머니는 내가 시험 기간에 '새벽 1시에 깨워주세요'라는 부탁을 해도 절대 안들어 주신다. 벌써 10년째다. 이번 기말고사부터는 꼭 깨워주셨으면 좋겠다."
-4년만에 드라마를 찍게 됐다.
"황인뢰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감독님의 작품인 드라마 '궁' '돌아온 일지매' '장난스런 키스' 등을 열심히 봤었다. 학교에서 연기를 계속 했었지만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오랜만이라 많이 떨린다.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은 물론이고 선배님들, 스태프 형·누나들이 편하게 해주셔서 많이 안정을 찾았다. 특히 극중 아버지로 나오는 류정한 선배님이 잘 챙겨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
-최근 포털사이트에 '폭풍성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갑자기 기사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학교 친구들이 '오~ 이인성! 좋겠네'라고 말하니 기분이 좋았다. 나쁜 댓글이 달려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기억한다는 사실이 참 감사했다. 바로 다음날 함께 출연중인 김소현도 '리틀 손예진'으로 검색어에 올랐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활동했던 모습을 봤는데 촬영장에서 만나게 돼 반가웠다. 소현이는 극중 16살 동갑이지만 실제로는 나보다 3살 어리다. 내가 수줍음이 많아서 친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내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영화 '범죄와의 전성시대'를 보면서 하정우 선배님의 연기를 인상 깊게 봤다. 키가 자라는 것처럼 연기도 성장했으면 좋겠다. 요즘은 성악을 배우고 있는데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목소리가 크고 편하게 나기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도 하고 싶다. 물론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4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