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이틀 앞 둔 2011년 12월 23일 용인시청 핸드볼팀 김운학 감독과 선수단은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용인시청 핸드볼 팀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올렸다. 용인시청이 재정건전화를 이유로 여자 핸드볼팀을 해체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스폰서가 없다면 국가대표 선수 8명을 보유한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은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용인시청 핸드볼팀에 지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대한핸드볼협회장이기도 한 SK그룹 최태원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용인시청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즉시 “어떤 경우라도 선수들이 코트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SK루브리컨츠가 용인시청팀을 인수하기로 결정됐고 올해 2월 10일 SK루브리컨츠 여자핸드볼팀이 창단됐다.
최태원 회장의 핸드볼 사랑은 유명하다. 지난 2008년 협회장 취임 후 최 회장은 2011년 11월 개관한 핸드볼 전용경기장 공사비 434억원을 협회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전액 부담하기도 했다. 옛 올림픽 펜싱경기장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지어진 핸드볼 전용경기장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만7337㎡(5244평) 규모로 5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으며 전광판, 음향설비 등에 최상급 기술과 자재가 투입됐다.
최 회장과 SK그룹은 2007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핸드볼사업에 총 500억원을 지원하는 등 핸드볼 발전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09년 핸드볼 재단을 설립, 50억원의 발전기금을 조성해 핸드볼 꿈나무 육성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10대 학교 클럽 스포츠 종목’에 핸드볼을 편입시키는 등 핸드볼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최 회장은 올림픽 등 국제 경기에서 편파 판정과 같은 불이익을 방지하고 스포츠 외교를 강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2010년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2011년 10월에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남자 예선전도 유치하는 등 핸드볼에 대내외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또 SK그룹은 핸드볼이 2020년 ‘국내 3대 인기 스포츠’ 진입 할 수 있도록 서울대스포츠산업연구센터(CSI)와 ‘한국 핸드볼 장기발전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밖에 핸드볼협회 사무국을 운영본부로 확대 개편해 핸드볼협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생활체육협의회와 실업, 대학, 중·고, 초등 4개 연맹을 통합했다.
핸드볼이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협회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핸드볼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소식지인 ‘핸드볼 코리아’를 창간하는 등 핸드볼대중화를 위해 갖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데볼’이라는 소리를 들어온 핸드볼이 그간의 설움을 딛고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