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일간스포츠에서는 '대학 유망주를 소개합니다(대유소)'라는 코너를 통해 대학무대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19일부터 강원도 태백시에서는 제43회 전국 추계축구연맹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국의 61개 대학이 참가한 전통있는 대회입니다. 대학축구연맹(회장 변석화)이 주관하는 대회 중 춘계연맹전과 함께 가장 큰 대회입니다.
"사비의 후계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안진범(20·고려대)은 21일 쑥쓰러운듯 말했다. 그는 태백에서 열리는 추계연맹전에 참가하고 있다. 20일 성균관대 전에서는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4분 동점골로 이어진 기회를 만들었다. 2선 공격수로 돌아온 그는 "올 시즌 고려대가 한 번도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춘계연맹전 결승에서는 연세대에 패했는데, 다시 생각하기도 싫다"며 "이번 대회부터 U-리그 왕중왕전까지 다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시즌 내내 측면 수비로 뛰었다. 4학년인 박형진이 부상을 당해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축구 센스가 좋은 안진범은 "처음 뛴다"는 수비에서도 제 몫을 톡톡하게 해냈다. 그리고 이번 추계연맹전부터는 박형진이 돌아오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안진범은 "공격에서 패스를 통해 골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좋아한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어 "큰 목표는 바르셀로나에 가는 것이다. 사비가 은퇴할 때 제가 가서 그 후계자가 되는 꿈을 꾼다"며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청소년 대표팀에 관심이 많다면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도 있을 것이다. 안진범는 지난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U-17 청소년 월드컵에 출전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끈 당시 대표팀에는 손흥민(함부르크)과 이종호(전남) 등이 함께 뛰었고, 전경기에 선발로 나와 8강 신화를 써냈다. 중앙 미드필더에서 주로 뛰었다는 안진범은 2선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 등 여러 포지션도 함께 소화할 수 있다. 또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것도 큰 장점이다.
서동원 고려대 감독은 "고등학교 때 워낙 잘했다. 세계적인 선수와 비교하면 사비와 닮았다. 패싱력이 좋고 상황판단과 기술을 모두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올림픽팀 공격수 백성동 같은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사비처럼 요소요소 영리한 패스를 넣어주고 공간을 잘 만든다. 남들이 갖지 못한 드리블 패턴을 갖고 있어 희소성이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