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F1 황제’ 슈마허 벽에 도전하는 ‘차세대 황제’ 페텔
"장기적으로 볼 때 페텔은 '미스터 F1'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은퇴를 앞둔 '포뮬러원(F1) 황제' 미하엘 슈마허(43·독일·메르세데스)는 자신의 후계자로 제바스티안 페텔(25·독일·레드불)을 사실상 지명했다. 슈마허는 25일 독일 디 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월드 챔피언에 페텔이 오를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1991년 8월 F1 무대에 데뷔해 개인 통산 91승, 월드챔피언 7회에 빛났던 슈마허의 '페텔 황제 예측론'은 주목을 받았다.
황제의 기대대로 페텔은 전설을 써가고 있다. 페텔은 지난 28일 막을 내린 인도 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싱가포르 그랑프리부터 시작돼 일본, 한국, 인도를 거친 아시아 시리즈를 모두 휩쓸었다. 페텔은 랭킹포인트 25점을 다시 추가해 240점으로 종합 랭킹 1위를 그대로 지켰다.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라이벌 페르난도 알론소(31·스페인·페라리)를 제쳤던 페텔은 3년 연속 월드 챔피언 가능성을 높였다.
이미 페텔은 전설을 향해가고 있다. 한꺼번에 4승을 추가한 페텔은 F1 입문 6년차에 통산 26승을 올렸다. 똑같이 입문 6년차에 22승을 거뒀던 슈마허보다 우승 기록이 많다. 아시아 시리즈 4승 덕에 거둘 수 있었던 성과다. 페텔은 2010, 2011년에 연달아 월드 챔피언에 올라 입문 4~5년차인 1994, 1995년에 똑같이 세계 정상을 밟았던 슈마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만약 올 시즌 정상을 밟으면 5년 연속(2000~2004년) 월드 챔피언에 올랐던 슈마허 이후 8년 만에 3년 연속 F1 정상에 오르는 성과도 낸다. 이 기록을 만 25세 젊은 나이에 거두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성적이다.
최근 들어 자신감 넘치는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전반기 1승에 그쳤던 페텔은 휴식기에 머신을 정비하면서 다시 원궤도에 진입했다. 특히 어린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코리아 그랑프리 때는 경기 막판 앞바퀴의 마모로 머신이 부담을 받자 안정적인 레이스로 전략을 변경하면서도 1위를 차지했다. 페텔은 "우리는 전반적으로 머신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새로운 것도 시도한다. 기술이 좋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이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저 목표에 맞춰 집중하고 주의하고 있을뿐이다"고 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