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수목극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는 전국 시청률 18%(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비록 시청률 20%를 돌파하진 못했지만 지난 9월 12일 첫방송부터 종영까지 수목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지켜왔다. 떠오르는 스타들 뿐만 아니라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을 집필한 '히트 메이커' 이경희 작가의 3년 만의 복귀작으로 주목받으며 방송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60여일 동안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착한남자'가 남긴 세가지를 살펴봤다.
▶송중기의 재발견
'착한남자'의 최고 수혜자는 송중기였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10)로 이름 석자를 알렸고 '뿌리깊은 나무'(11)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착한남자'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송중기는 이번 작품에서 여자보다 아름다운 외모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제대로 선보이며 스타로 떠올랐다.
뽀얀 피부와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뭘 입어도 멋진 몸매로 시선을 끌었고 중저음의 보이스와 강약을 조절한 대사 처리로 시청자들의 귓가를 자극했다. 드라마에서 뿜어낸 매력 덕분에 지난달 31일 상영을 시작한 '늑대소년'(조성희 감독)은 개봉 보름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이는 송중기의 신드롬급 인기를 실감케 했다. 스타성 못지않은 탄탄한 실력까지 갖추며 영화·드라마·CF 등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경희 작가 불패신화
정통 멜로드라마의 대가 이경희 작가는 이번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착한남자'는 '이경희 작가의 틀'이라 불렸던 새드엔딩을 깨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었다. 송중기·문채원·박시연·이상엽·김태훈의 엇갈린 로맨스, 송중기·문채원의 뇌손상 등을 통해 시청자들은 '이번에도 누구 한 명이 죽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는 이경희 작가의 전작 '미안하다 사랑한다' '상두야 학교가자' 등이 남녀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이 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송중기·문채원이 사랑의 결실을 맺고 끊임없이 범죄를 저지른 박시연이 죄 값을 치르는 등 전형적인 권선징악으로 끝을 맺었다. 뻔한 스토리도 능력있는 작가의 손을 타면 단단한 스토리 텔링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착한남자'를 통해 자신의 주특기인 절절한 남녀간의 사랑을 잘 그려내며 또한번 불패신화를 증명했다. 이에 박시연은 "이경희 작가가 결말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정말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다"며 "최선의 결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친 존재감' 연기자 대방출
조연 조차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 송중기의 여동생 강초코 역으로 활약한 이유비는 '견미리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제대로 이름 석자를 알렸다. 극중 오디션에서 아이유 '좋은날'의 3단 고음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화 '똥파리'를 연출·출연한 양익준 감독은 박시연의 친오빠 한재식 역을 통해 브라운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감옥에서 출소하자마자 여동생 박시연을 구타하고 폭언을 퍼부으며 '양아치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상엽은 엘리트 변호사 박준하 역을 맡아 문채원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사랑으로 여심을 뒤흔들었다. 이상엽은 "한동안 박준하와 함께 살아갈 것 같다"며 "내가 생각하는 착한남자는 상대를 불안하게 하거나 아프지않게 해주는 남자, 믿음을 줄 수 있는 남자인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