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축구 일기를 쓰고 있다. 반성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수십권에 달하는 일기장에는 훈련이나 경기 후 잘한 점과 못한 점이 빼곡히 적혀있다. 어떤 페이지에는 그림도 그려져 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일기장에 '열심히 해서 꼭 훌륭한 선수가 되어 우리나라를 빛내겠다'고 적었다. 지난해 아시안컵 득점왕에 오르고, 올해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이끌며 어릴적 다짐을 하나씩 이뤄내고 있는 중이다.
구자철은 최근에는 일기장 보다는 스마트폰 메모장에 길고 짧은 글을 적어 자주 되내어 본다. 그는 지난해 8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일본과 A매치에서 0-3 참패를 막지 못한 뒤 메모장에 '부끄럽고 속상하다. 무엇이 부족해서 0-3으로 패했을까'라고 적었다. 그리고 올해 런던올림픽 일본과 3-4위전에서 경기를 앞두고 비장한 내용의 메모를 적었다. 그리고 이를 끊임없이 반추한 끝에 2-0 완승이자 복수에 성공했다.
지난 19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만난 구자철은 가장 최근 휴대폰 메모장에 적을 글귀를 보여줬다. 그는 지난 3일 '두달 만에 복귀. 모든 결과는 내가 원하고 노력한 만큼 보여지는거야. 앞으로 더 노력하면 더 큰 걸 이룰 수 있을거야. 힘내고 더 미치자. 이제 시작인거야'라고 적었다. 평소 오글거리는 말투로 붙은 별명인 '구글구글'스런 멘트였지만, 진정성과 간절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구자철은 올 시즌 초반 2달간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공백을 딛고 지난 17일 프랑크푸르트전에서 부활포를 쏘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