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한국마사회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경주마 3두를 수출하며 물꼬를 튼 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2배 늘어난 6두를 수출하기로 합의했다. 6두의 경주마는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씨수말인 '호크윙', '메니피', '비카'의 자마이고 두 살짜리 거세마다. 이번 수출로 대표적인 수입 품목이었던 말이 수출품목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세계 최대 경마 시행국이자 경주마 생산국인 미국을 제치고 한국의 경주마들이 수입 경주마로 최종 낙점된 것은 한국의 경주마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해외 수출을 위해 생산·육성·유통 시스템을 전면 개선했다. 신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외국어 육성마 판매 안내 웹페이지를 제작했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구매자 섭외를 위한 홍보 안내자료 및 영문 경매 책자를 제작 발송했다. 또 1대1 구매 상담을 실시하는 등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독과 출입통제시설·외곽 격리철조망 등 수출 검역 시설도 설치했다.
게다가 유전자 분석 프로그램을 통한 최적의 교배조합으로 선진 경주마에 버금가는 국내경주마를 생산했다. 훈련주로 주행 훈련과, 실내마장 및 워킹머신 운동 등 후기 육성조련 강화를 통해 당장 경주가 가능한 경주마로 만들어 품질경쟁력을 끌어올렸다.
경주마의 부가가치는 천문학적이다. 2008년 기준으로 한우 비육우의 평균 거래 가격이 534만원이지만,국산 경주마의 평균 가격은 3330만원이다. 이 때문에 소나 돼지 생산농가는 점차 감소추세지만, 말은 2000년 520개 농가에서 2008년 1528개 농가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은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
한국 경주마 생산은 1991년부터 경마시행에 국산마 비중을 늘리면서 본격화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 경마는 외국산마에 의존해 외화낭비는 물론, '국적 없는 경마'로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많았다. 외형적인 성장에만 집착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컸다. 그러나 제주육성목장이 개장된 이후 경주마 생산이 연간 1300두 넘게 생산되면서 현재는 국내산마 자급률이 78% 수준을 웃돌고 있다. 국산마를 대상으로 하는 총상금 18억 규모의 삼관경주와 7억원의 대통령배 대상경주 등 국산마 우대 정책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경주마를 대거 배출하고 있다.
또한 한국마사회는 국산마 교배 지원을 위해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을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2006년 메니피(37억원)와 비카(21억원)을 도입한 데 이어 2007년 포레스트 캠프(37억원)와 피코센트럴(20억원), 지난해에는 오피서(35억)를 도입했다. 올해 말에는 씨수말 1두를 더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말레이시아 수출에 이어 내년부터는 국제적 '큰손'인 중국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수출의 경우 지난 9월 중국마업협회와 마필 및 인력교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산 경주마 12마리를 중국마업협회에 기증하기로 합의했다. 또 수출의 선결과제인 '한국산 말 수입위생조건' 제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12월 말 중국정부에서 검역 실사가 시행되고 조만간 위생조건 법령을 작성이 완료되면 실제 수출은 내년 여름에 시행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