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킹' 김주성(33·원주 동부)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동부는 1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서울 SK에 66-76으로 졌다. 홈 6연패다.
김주성은 이날 11분25초를 뛰고 5반칙으로 퇴장당했다.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저질렀고, 2쿼터를 쉬었다가 3쿼터를 다 뛰지도 못하고 파울 2개를 더 했다. 그는 11분간 4득점, 0리바운드에 그쳤다. 동부는 이날 리바운드 16개를 잡아서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리바운드의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김주성은 올 시즌 연봉 6억원으로 프로농구 최고연봉을 받고 있다. 8시즌 연속 '연봉킹'이다. 동부는 그동안 김주성 덕분에 늘 상위권을 지켰다. 김주성이 2002년 동부에 입단한 후 동부는 2006-2007 시즌(정규리그 8위)을 제외하고 매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하지만 올 시즌은 9위에 머물고 있다.
그동안 김주성이 지도자에게 쓴소리를 듣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이승준과 김주성이 동시에 살아나지 않는 게 아쉽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작전타임 도중에 강 감독이 김주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네가 문제라고"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올 시즌 김주성은 경기당 평균 11.37점을 기록 중이다. 김주성의 역대 최소득점이다. 감독에게 야단맞고, 부진은 이어지고. 이러다 보니 '태업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16일 동부-SK전을 해설한 조성원 SBS ESPN 해설위원은 김주성에 대해 "태업성 플레이는 전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김주성이 그동안 손발을 맞췄던 윤호영(군 입대), 로드 벤슨(LG로 이적)이 올 시즌엔 없다. 새로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과 아직까지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 또 윤호영은 수비 범위가 넓었지만 이승준은 그렇지 않다. 김주성에게 수비 과부하가 걸리면서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이 됐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이승준(34·204㎝)을 강하게 질책하고 있다. 지난 15일 KGC인삼공사에 패한 후에는 이승준이 지나친 개인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해친다며 "경기에 안 내보내는 것도 생각 중이다"고까지 말했다. 조 위원은 "강 감독이 이승준 한 명만 질책하기 어려우니까 김주성까지 같이 야단치는 것이다. 김주성이 그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라고 했다.
한순철 동부 사무국장은 "김주성이 올 시즌에 처음으로 상대 외국인 선수를 전담수비 하고 있다. 그래서 평균득점이 떨어지니까 자꾸 못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어시스트나 리바운드 기록은 떨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남은 홈 4연전에서 팀 전체가 자신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부산에서는 인천 전자랜드가 부산 KT를 70-67로 이겼다. 창원 LG는 홈에서 서울 삼성에 69-60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