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서울 턱별시(특별시)"라고 우기는 경상남도 남자 양상국(29). 지난 2007년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KBS에 입사한 양상국은 '장미의 전쟁' '1박2일' 등의 KBS 예능 프로그램을 이끈 나영석PD로부터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유망주로 지목을 받았다. '닥퍼피쉬'의 열성팬 캐릭터로 '개콘' 제작진 및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단번에 찍은 뒤 '서울메이트'와 '네가지'를 통해 '촌놈'이라는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어 지난 15일 종영한 KBS 2TV 4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나영석·신미진 연출)에서 남다른 예능감과 입담을 뽐내며 '예능 기대주'로 떠올랐다. "바보 같고 어눌한 캐릭터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아 기쁘다. 나만의 정체성이 생긴 기분"이라며 수줍게 웃는 양상국을 만났다.
-'인간의 조건'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나를 포함해 총 6명(김준호·허경환·김준현·박성호·정태호·양상국)의 멤버가 출연했다. 굳이 대세 순위를 매기자면 나는 여섯 번째 멤버라고 생각한다. 나 조차 기대를 안 했기 때문에 제작진이나 멤버들도 기대를 안 했을거다. 그래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본 게 아닐까."
-'인간의 조건' 촬영 당시 스케줄이 없어 굴욕을 당했다.
"하하. '인간의 조건'은 일주일 동안 휴대폰이나 인터넷, TV 등을 사용할 수 없다. 그동안 다함께 숙소생활을 하는데 멤버들 멤버들마다 VJ가 따라붙었다. 내 일주일 스케줄이 '개콘'과 라디오 고정 게스트가 전부라서 숙소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각자 스케줄을 가고 나는 숙소에 혼자 있었다. 초반에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하지만 밖에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으면 숙소 촬영분이 방송되더라. 스스로 위안 삼았다. 하하."
-가정적인 캐릭터로 자리매김 했다.
"제작진은 '편하게 있으라'고 했다. 몇 십대의 카메라가 있는 숙소에 10분 정도 누워있으니 '이렇게 있으면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싱크대 청소도 하고 집전화를 연결하며 시간을 보냈다. 실제로는 아무대나 옷을 벗어던지고 빨래는 몰아서 한다."
-하루종일 휴대폰·TV·인터넷 사용을 안 하니 어떻던가.
"주변인들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숙소에 혼자 하루종일 있다가 멤버들이 귀가하면 정말 반갑더라. 이런 일들을 겪어보니 집에 들어갈 때 우리집 강아지가 꼬리치는 이유를 알게됐다."
-나영석PD에게 칭찬받았다던데.
"나영석PD가 숙소를 담당하셔서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다. 나에게 '말을 조리있게 잘 한다. '개콘'에서 본 모습과 다르다'고 칭찬해주셨다. KBS 예능 버라이어티에 한 획을 그은 분이 칭찬해주셔서 정말 뿌듯했다. 늘 대화한 덕분에 많이 가까워졌고 나도 친한 PD가 생긴 것 같아 내심 기뻤다. 그런데 내년에 CJ E&M으로 이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개콘' 서수민PD와는 가까운 사이인가.
"나는 친한 PD가 없다. 살갑게 대하지 못해서 문제다. 대하기가 어려워서 조용히 있는 편이다. 그래도 서수민PD는 '저 놈은 순수한 놈이야'라고 늘 말씀해주신다."
-동료들에게 많이 들은 말.
"짧은 시간에 큰 웃음을 주는 개그맨이라고 해준다. '촌놈' 캐릭터 덕분에 등장만해도 많은 분들이 웃어주셔서 그런 것 같다."
-나의 매력은.
"정장핏이 '개콘' 개그맨들 중에 가장 좋은 것 같다. 하하. 키가 185cm고 운동도 늘 해서 '뒤돌아 있으면 미남'이란 소리를 많이 듣는다. 몇몇 개그우먼들은 '모델 느낌이 난다'고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닮고싶은 선배는.
"박명수 선배다. 나는 2인자가 좋다. 최효종과는 절친한 사이인데 말재주가 뛰어나다. 얼마 전 최효종에게 '3~4년 뒤에 제 2의 유재석과 박명수가 되자'는 이야기를 했다."
-결혼은 언제
"30대 중반쯤 하고 싶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결혼을 하고 싶다. 아내가 될 사람은 이해심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사투리를 써서 그런지 서울말을 쓰는 여자에게 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