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대만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한국 대표팀은 두 경기에서 총 4실점한 대만의 '짠물 마운드'(팀 평균자책점 2.00)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대만 불펜의 핵인 '미국파' 천홍원(27·슝디)과 궈홍치(32·FA)의 공략법이 승리의 필승전략으로 떠올랐다.
셰장헝(51) 대만 대표팀 감독은 호주와의 1차전과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 마무리투수 역할을 모두 천훙원에게 맡겼다. 두 경기 모두 8회 왼손 궈홍치가 1이닝을 막은 후 9회 오른손 천훙원을 등판시켜 좌·우 균형을 맞췄다. 두 계투라인은 두 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볼넷 한 개를 제외하면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기대 이상의 쾌투였다.
궈홍치를 제치고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천홍원은 미국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5년(2007~2011년)간 잔뼈가 굵은 투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한국과의 결승전에 등판했고, 한때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50km를 넘나들며 트리플A(아이오와 컵스)까지 올라서 빅리그 데뷔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이광권 JTBC 해설위원은 "공은 빠르지만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아 제구가 불안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앞선 두 게임에서는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 31개의 투구 중 18개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될 정도로 볼과 스트라이크 비율도 나쁘지 않았다.
궈홍치의 투구도 만만치 않다. 당초 어깨와 팔꿈치 부상 여파로 구위가 예전같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련한 피칭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전성기 때의 직구 스피드는 나오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이용하는 완급 조절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무엇보다 이번 WBC를 메이저리그 무대 재도전의 기회로 삼고 있어 앞으로의 경기에서 더욱 힘을 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0년 평균자책점 1.20(12세이브·21홀드)을 기록하며 올스타전까지 출전했던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천홍원과 궈홍치는 2~3일 경기에 연이어 등판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등판시 하루를 쉬면 출전이 가능하다'는 WBC 규정에 따라 5일 한국전 등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대만은 4일 휴식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