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의 원작은 2002년 일본 TBC에서 방송된 드라마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 원작에서 김범의 원조 격이라 할 만한 캐릭터는 후지와라 타츠야가 연기한, 주인공 와타베 아츠로(레이지)의 추종자 나루. 아츠로가 자신이 동경하던 모습을 잃어버린 것에 실망해 아츠로를 칼로 찌르며 배신하는 인물이다. 5회를 남겨둔 '그 겨울'의 결말 역시 김범의 선택에 따라 크게 바뀔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11회까지 방송된 '그 겨울'은 송혜교(오영)과 조인성(오수)의 남매와 연인 사이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에 실망한 김범(박진성)은 원작과 유사한 심리상태를 보이며 배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1일 방송된 7회분에서는 김범이 조인성이 '가짜 오빠' 노릇으로 78억을 마련한다는 본래의 목적을 잊고 송혜교에게 빠지는 모습을 보이자 동요하는 표정을 짓는 내용이 그려졌다.
특히 김범이 좋아하는 정은지(문희선)가 조인성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도 이른바 '배신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정은지는 지난달 6회에서 조인성의 정체를 폭로하려다 그에게 따귀를 맞고도 눈물을 흘리며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범이 '난 어쩌피 희선이랑 형 둘 다한테 호구니까. 신경쓰지 말라고'라며 조인성에게 크게 화를 냈다. 김태우(무철) 또한 김범의 가족을 회유하는 등 끊임없이 김범에게 조인성을 배신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한편 노희경 작가는 이달 초 이미 마지막회인 16회 대본을 탈고했다. '쪽대본'에 의해 촬영이 이뤄지는 여타 드라마와 달리, 시청자 반응에 따라 결말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는 뜻. 그는 1월 제작발표회에서도 "남들 다 아는 얘기를 쓰려고 했다면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겨울'에서는)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관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과연 노희경 작가의 극본 안에는 어떤 결말이 숨어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