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이 다시 날기 시작했다.
이청용(25·볼턴)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11년 6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국내팬 앞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이청용은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활력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정확도 높은 패스로 전체적으로 답답했던 한국 공격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 후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청용의 플레이가 워낙 좋았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청용은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증명해 보였다. 이청용은 2011년 7월 뉴포트카운티(잉글랜드 5부리그)와의 프리시즌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오른 정강이뼈 이중골절을 당했다. 10개월 동안 재활을 거쳤고,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때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지만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로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부상 후유증 탓에 과감한 돌파와 패스플레이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청용은 올 시즌 소속팀 주전 미드필더로 꾸준하게 출장해 시즌 5골 4도움(FA컵 포함)을 기록하며 조금씩 일어섰다. 상대 수비가 거칠게 태클해도 피하지 않았다. 이청용은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부상 부위도 완전히 통증이 없다. 전처럼 좋은 모습 보일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고 밝혔다.
이청용은 대표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26일 카타르전 직후 "이겼지만 보완할 점이 많다. 팀 색깔이 두드러지게 나온 경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1년 6월 이후 부상으로 1년 3개월동안 대표팀과 인연을 접었던 이청용은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에 대한 지적도 한 적이 있다. 지난 20일 훈련 때 그는 "부상 전 대표팀은 활발하고 밝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우즈벡전을 앞두고 합류해 느낀 것은 팀에 대화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부진했던 최강희팀 입장에서는 곱씹어볼 만한 발언이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