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41)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2012년 9월 19일 일본에서 가진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의 제휴식에서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등을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같은 해 3월말 위메이드 대표로 취임한 이후 6개월 만에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당시 위메이드는 PC 온라인 게임만 해와서 모바일 게임은 이제 막 시작하는 새내기였고 남궁훈 대표도 경험이 없었다. 더구나 게임빌·컴투스 등 대표적인 모바일 전문 게임회사들이 건재한 상황이어서 다들 남궁훈 대표의 말을 의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윈드러너'를 비롯해 '캔디팡', '바이킹 아일랜드' 등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태워 흥행에 성공하면서 취임 1년 만에 세계 최대 시장인 구글의 앱 오픈마켓에서 퍼블리셔(유통·서비스사) 1위를 차지했다. 유럽 게임산업 시장조사기업 뉴주가 전 세계 34개국 모바일 퍼블리셔들의 구글 마켓 총 수익을 기준으로 낸 올해 3월 순위에서 EA·징가·모바게 등 세계적인 회사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 남궁훈 대표는 모두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던 세계 1위 약속을 1년 만에 지켰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남궁훈 대표를 최근 경기도 성남시 분당 본사에서 만났다.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소감은.
"벌여놓은 게 많아서 어떻게 수습하나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세계적인 모바일 마켓인 구글에서 1위를 했다. 작년에 세계 1위가 목표라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 기쁘다. 더구나 이번 1위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에서 성공한 것과 같은 것이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모바일 게임 사업에 대해 성적을 매긴다면.
"S(Special) 학점을 주고 싶다. 기업들이 예상 매출 목표를 세우지만 실제로 넘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계속 목표 이상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4월 매출도 3월을 넘느냐가 현재 관전 포인트이다.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고 본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완전히 '초짜'인데.
"후발주자라고 생각했는데 '카카오톡(이하 카톡)'이 모바일 시장 구조를 바꾸면서 위메이드에게 기회가 왔다. 그렇지 않았으면 컴투스와 게임빌을 따라가기 급급했을 것이다. 이전에는 이동통신사와 애플, 구글과의 관계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우리의 투자사이기도 한 카톡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져 위메이드에게 유리했다."
-1년 간 이룬 성과 중 가장 큰 것은.
"체질 개선이다. PC 온라인 게임이 마라톤이라면 모바일 게임은 100m 달리기다. 마라톤 선수였던 위메이드가 1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잔근육도 키워야 했다. 체질을 모바일화하고 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유통·서비스도 하는 퍼블리싱 개발사로 변화했다."
-성공 요인을 꼽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절박함이다. 위메이드는 성장세에 있는 콘텐트가 없었다. 새로운 모멘템을 찾지 못하면 위기에 빠질 상황이었다. 그래서 핵심 인력을 모바일에 투입했다. 아마도 절박함이 없었으면 이들은 좌천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의 위메이드는 없었다."
-초반에 투자도 과감하게 했는데.
"피버스튜디오·링크투모로우·리니웍스 등 모바일 게임개발사 3개를 3주만에 인수했다. 하드코어한 게임을 갖고 있었던 위메이드로서는 캐주얼 게임이 필요했다. 카톡에서 하드코어 게임이 자리잡기 전이었기 때문에 캐주얼 게임으로 초반 이용자를 잡아야 했다. 실제로 윈드러너, 캔디팡, 에브리팜 등 인기작들이 이들 3사에서 나왔다. 우리 전략이 적중했다. 이제 본사에서 개발한 작품이 출시된다."
-인력이 1년새 500명 가량 늘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나도 걱정을 했다. 하지만 지금 모바일 시장은 스피드 싸움이다. 원드러너가 잘 됐을 때 같은 게임을 만들고 있던 많은 개발사들이 포기했다고 들었다. 다들 뜰 것 같은 게임은 아는데 얼마나 빠르게 론칭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노동력이 충분한 조직이 경쟁력을 가진다. 늘어난 조직은 효율적으로 운영, 결과물이 잘 나오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아쉬운 점은.
"카톡에서 게임서비스 오픈할 때 애니팡류가 잘 될 것이라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 말했다. 그런데 위메이드에 와서 까맣게 잊어먹었다. 애니팡 대박나는 걸 보고 배가 아팠다."
-앞으로의 모바일 게임 사업 전략은.
"작년까지는 국내 모바일 산업 진출 자체가 목표였다. 다음 과제는 해외다. 매출의 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와야 한다. 일본은 라인이 좋은 파트너가 돼서 게임 진출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갖췄다. 미국과 필리핀 등도 법인이 있어 의미있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