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공항의 이별’, '백치 아다다' 등으로 사랑 받아온 가수 문주란(64)이 데뷔 45주년 특별공연 '문주란 끝이 없는 길'을 오는 6월 15일(토)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친다.
1966년 '동숙의 노래'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47년을 맞았지만, 45주년을 기념하지 못하고 지난 것이 아쉬워 공연 타이틀에 '45주년'을 달았다. 공연기획사 측은 '데뷔 이후 첫 대형 콘서트를 준비하는 문주란씨가 공연 제목까지 직접 고민하며 공연 준비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 문주란씨가 스스로 지금까지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아 왔다고 자부했는데 이번 무대에서 다시 한번 대중들의 검증을 받고 싶은 마음에 공연명을 직접 정하시면서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1949년 부산 출생인 문주란은 16세에 '동숙의 노래'로 가요계에 입문했다. 당시 보기 드문 굵은 허스키 보이스에 나이에 비해 성숙한 감성을 들려주며 단박에 가요팬들의 눈에 들었다. 문주란의 서글프고 애절한 음색은 당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가수 이미자와도 많이 비교됐다. 데뷔한 해 연말 동양방송가요대상의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이후 굵직한 상들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가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공항대합실', '공항에 부는 바람', '공항의 이별', '낙조', '돌지 않는 풍차', '백치아다다' 등 내 놓는 곡마다 히트를 거듭하며 그는 이미자, 남진, 나훈아와 함께 70년대 가요계의 톱스타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1982년에 있었던 제 11회 동경세계가요제에서 그녀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먼별'로 참가해 최우수 가창상을 수상했다.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는 것은 31년 만이다. 세종문화회관이 시민회관이던 시절인 1972년 12월2일 'MBC 10대 가수 청백전'을 공연하던 중 쇼 시작 1시간 만에 시민회관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문주란은 불을 피하려다 척추를 다쳐 3개월 간 입원하기도 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며 가끔 조그만 무대에서 공연을 해 온 문주란은 MBC 예능국 출신으로 '명랑운동회'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을 연출한 신승호(66) PD의 격려로 대형 공연을 기획할 수 있었다. 문주란은 "숨어서 조용하게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정년 퇴임한 신 국장님이 제 라이브를 보셨더라. '아직까지 노래할 수 있는 힘이 있고, 히트곡도 많은데 왜 숨어서 지내느냐. 나가서 젊은 세대에게 문주란를 알리라'고 마련해준 무대다. 더 없는 영광으로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문주란은 "화려한 무대와 현란한 조명과 영상으로 공연의 재미를 주는게 요즘 대세라지만 공연의 가장 기본은 음악이기에 그녀는 음악에 충실하면서 자신만의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숙의 노래', ‘보슬비 오는 거리', ‘주란 꽃' 등 애틋한 사연이 담긴 노래와 함께 문주란의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무대. 또 녹슬지 않은 댄스실력까지 보여주고 싶다는 기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