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상으로 7위에 처져있는 SK의 4강 경쟁은 쉽지 않다. 4위 넥센과 7.5게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아직 44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만큼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위기의 팀' SK가 최후의 보루인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SK는 지난 7일 열린 청주 한화전에서 7-1 승리를 거뒀다. 5회에만 타자일순하며 6점을 뽑아낸 타선의 집중력도 있었지만 갖은 초반위기를 벗어나며 5⅔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은 5선발 백인식(26)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이만수(55) SK 감독도 "백인식이 잘 던져줘 이길 수 있었다"며 "5선발이 잘해 이겨주면 정말 (마운드 운영에) 큰 힘이 된다"고 반겼다.
후반기 대반격을 노렸던 SK의 출발은 여전히 더디다. 10경기에서 반타작(4승6패)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사직 롯데전(7월26~28일)을 시작으로 지난달 26일부터 팀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하며 삼성(3.62)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이 기간 동안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도 SK와 삼성뿐이다. 후반기 4승에 그치고 있지만 10경기 중 6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찍었다. 같은 기간 동안 QS 6회를 기록한 팀도 SK와 삼성 밖에 없다. 한화와 KIA는 각각 1회에 그쳤다.
SK는 후반기 들어 레이예스(29·후반기 평균자책점 4.25)와 윤희상(28·4.38)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레이예스는 후반기 첫 등판에서 6⅔이닝 4실점(7월30일 NC전)로 부진했지만 지난 4일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QS에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윤희상도 지난 3일 두산을 상대로 6이닝 3실점하며 99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이밖에 김광현(25·3.86)·백인식(1.69)·세든(30·2.84)이 안정적으로 후반기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2할대 초중반에 그치고 있는 타선이 문제지만 마지막 희망이나 다름없는 마운드의 힘으로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만수 감독도 "선발진은 괜찮은 것 같다"며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4강 진출에 적색불이 들어온 SK의 '비장의 카드'는 마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