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 0-1로 졌다. 후반 14분 포항 황지수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대전은 지난 3월31일 인천을 2-1로 이긴 후 18경기 연속 무승(7무11패)에 그쳤다. 134일, 4개월11일간 무승이다.
염홍철 대전 구단주 겸 대전 시장은 경기 전 "그래도 우리 대전이 1위팀은 잘 잡는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전은 지난해 봄과 여름에 리그 1위였던 수원과 전북을 잡으며 '1위 킬러'라 불렸다.
대전이 내신 대어 사냥을 기대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경기 전 황선홍 포항 감독은 "대전이 잔디를 깎지 않은 것 같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김인완 대전 감독은 "우리도 어제 훈련을 늦게 했는데 와 보니 잔디가 길었다"고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포항은 미드필드의 짧은 패싱 플레이가 좋다"고 말했다. 짧은 패싱플레이를 하는 팀으로서는 긴 잔디가 적이다.
포항은 역시나 긴 잔디에 고전했다. 황진성(체력 안배)과 신진호(카타르SC 1년 임대)가 빠진 중원에 김태수-이명주-황지수가 나섰지만 특유의 패싱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볼을 길게 때려넣고 플라타와 아리아스의 빠른 발을 활용한 대전이 더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대전은 한순간의 실수로 무너졌다. 후반 13분경 김한섭이 노병준에게 파울해 페널티킥을 내줬고, 항의하다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10명이 싸웠다. 경기 후 황 감독은 "잔디 상태를 보고 수비 포지션을 끌어 내리고, 공격도 패싱 게임이 원활하지 않아 끊어서 역습 나가는 것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선두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