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지난 달 국내 대형 주류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에일 맥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이트진로의 에일맥주 ‘퀸즈에일(Queen’s Ale)은 페일에일(Pale ale) 계열의 프리미엄 맥주로 하이트진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연구소 덴마크 알렉시아(Alectia)와의 기술 제휴로 만들었다. 3단계에 걸친 아로마 호프 추가공법을 적용해 꽃, 과일, 감귤향이 풍부하며 탱크에서 갓 뽑은 듯 신선하다는 것이 하이트진로의 설명.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일간스포츠 기자 10명이 하이트진로의 야심작 퀸즈에일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점쳐봤다. (평가단: 김민규·김주희·배중현·엄동진·유은주·이소은·이영목·이호형·임현동·최성근 이상 10명)
풍부한 과일 향과 거친 끝맛이 특징
우선 향, 목넘김, 맛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퀸즈에일을 직접 마셔본 평가자들은 일반 라거 맥주에 비해 과일향이 풍부하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유은주 기자와 엄동진 기자는 “정통 독일 맥주 같은 진한 향이 난다” “특유의 향이 느껴져서 좋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목넘김에 대해서도 10명 중 8명이 “부드럽게 넘어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영목 기자는 “밀맥주 같은 바디감이 좋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맛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쓴 맛이 느껴진다는 평도 다수 있었다. 이 기자는 “쓴맛이 비교적 강하고 일반 라거 맥주보다 도수가 높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퀸즈에일’의 도수는 5.4도로 일반 맥주의 도수(4.5도)보다 높은 편이다. 김주희 기자 역시 “쓴 맛이 많아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신 후 입안에 남는 뒷맛이 부드럽지 않고 거친 맛이 오래가 썩 좋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호가든·기네스 등 수입 에일 맥주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냐는 질문에서는 8명이 ‘있다’고 답했다. 경쟁력이 있다고 답한 평가자들은 적당하고 부드러운 거품, 강한 맛, 진한 과일향 등을 이유로 꼽았다.
국산 라거 맥주에 익숙해진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호형 기자와 유은주 기자는 “이 맛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 “쓴 맛이 아주 강하지만 적응이 되면 자주 찾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중현 기자는 “수입 에일 맥주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 에일 맥주 ‘호가든’의 330ml캔 가격은 2340원으로, 같은 용량의 퀸즈 에일보다 200원 이상 비싸다.
40~50대 남성·맥주 마니아에게 추천
직접 구입해 사먹겠느냐는 질문에는 7명이 ‘그렇다’, 3명이 ‘아니다’라고 답해 의견이 갈렸다. 국산 라거 맥주 특유의 ‘싱거운 맛’이 나지 않아 좋다는 것이 호의적으로 평가한 기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유은주 기자는 “라거 맥주의 물 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진하게 분위기 잡고 싶을 때 구매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영목 기자 역시 “일반 라거 맥주에 대한 싫증”을 이유로 들었다.
‘아니다’라고 답한 평가자들은 ‘쓴 맛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김주희 기자는 “쓴 맛이 너무 강해 안주와 곁들여 먹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손이 잘 안 갈 것 같은 맥주”라고 평했다. “국산 맥주와 차별성은 있지만, 해외 브랜드 맥주와 비교하면 딱히 좋은 점을 모르겠다”고 평가한 엄동진 기자 역시 재구매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평가자들은 술을 즐기는 40~50대 남성이라면 ‘퀸즈 에일’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맥주 마니아, 거친 맛을 좋아하는 20대 후반의 남성들에게도 이 맥주를 추천했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 맥주와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대학생들이 찾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도수가 높고 쓴 맛이 강해 여성 소비자들은 크게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TIP) 라거맥주와 에일맥주
맥주효모를 발효시키고 나서 발효가 끝난 효모가 아래로 가라앉으면 라거맥주(하면발효맥주), 위로 떠오르면 에일맥주(상면발효맥주)라고 한다.
라거맥주는 5~10도 저온에서 발효시키며 맛이 담백하고 깨끗하다. 에일맥주는 비교적 고온인 10~20도에서 발효돼 알콜 함량이 높고 색이 진하며, 호프와 접촉 시간이 길어 쓴맛이 강하고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
▲ ‘퀸즈에일’ 별점 평가 (5개 만점) --------------------------------- 비교항목 점수 ---------------------------------- 향 ★★★★ 목넘김 ★★★★ 맛 ★★★ 가격 대비 만족도 ★★★☆ ---------------------------------- 총점(20점) 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