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미드필드의 중심 송진형(27)의 좋은 예감은 적중할 수 있을까. 지난 2013년 제주는 스플릿 상위 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우울한 후반기를 보내야 했다. 최종 성적은 9위에 불과했다.
실패 요인 중 가장 컸던 건 산토스(29)의 공백이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14골씩 기록하며 맹활약한 산토스는 2013시즌을 앞두고 우한 주얼(중국)로 이적했다. 빈자리를 메우지 못한 제주의 득점력은 2012년 경기당 1.61점에서 2013년 1.34점으로 뚝 떨어졌다. 후반기 수원에 합류한 산토스가 반년만에 8골을 몰아치는 모습을 제주는 아쉽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송진형은 "작년엔 산토스가 빠진 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산토스는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머무르며 다른 선수들과 공을 주고받는 눈치 좋은 선수다. 스루 패스와 2대1 패스 모두 편했다. 산토스가 떠난 뒤 그 임무를 물려받은 선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송진형은 이번 시즌에야말로 '포스트 산토스 시대'를 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새로 합류한 드로겟(32)과 손발이 잘 맞기 때문이다. 드로겟은 2012년 전북에서 10골 9도움을 기록하며 호평 받은 섀도 스트라이커. 송진형은 "드로겟은 외국인 선수인데도 욕심이 없더라. 혼자 해결하려고 고집부리기보다 동료를 잘 살려주는 선수다. 작년 제주에 필요했던 공격수다. 산토스보다 더 잘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제주를 부활시킬 열쇠로 꼽았다.
대구에서 이적해 온 '황볼트' 황일수(27)도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우사인 볼트에 비견될 정도로 빠른 발을 지닌 황일수는 제주의 패스 축구에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송진형은 "일수가 빠르기만 한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공도 잘 차더라"라며 황일수가 지닌 의외의 테크닉에 기대를 보였다. 그는 "K리그에서 발이 빠르다는 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황일수의 주력이 제주의 새 무기가 되길 기대했다.
한편 송진형은 13일 국가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브라질 전지훈련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