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모든 인내력을 무너뜨리는 증상이 바로 급성디스크다. 뽑아야 할 사랑니가 욱신거려도 견딜 수 있는 데까지 견디는 것이 환자들의 속성이지만 급성디스크 앞에선 장사가 없다. 무리하게 일을 하는 30·40대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SNS상에서도 급성디스크는 화제의 대상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귀국 2일 전에 급성으로 디스크가 터져서 귀국한 다음날에 바로 수술했다. 왼쪽다리에 마비가 와서 잘 걷지도 못한 데다 말할수 없는 통증에 고생 좀 했다'고 경험담을 적고 있다. 수술 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급성디스크 환자들은 원리침 시술에 눈을 돌려볼 만하다. 원리침도에서 진화한 원리침은 침 끝이 완전히 둥글어서 병변 부위의 연부 조직을 송해(풀어헤친다)하며 치료해 기존의 원리침도보다 안전성이 높아졌다. 최근 원리침 시술을 받고 가볍게 일상으로 돌아간 급성디스크 환자들을 만났다.
사례1-정은미씨
한 NGO에서 국제교류 업무를 맡은 정은미(27)씨는 지난해 5월부터 아프리카 중부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서 마을 곳곳을 다니며 교육 관련 봉사활동을 했다. 자신이 꿈꾸던 일을 하게 돼 몸을 아끼지 않았던 탓인지 어느 순간부터 허리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평소 요가·스트레칭으로 몸을 가꾸었고 다리 일자 찢기도 유연하게 했던 그는 그 때부터 골반과 몸이 비뚤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프리카는 그의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는 나일강이 시작되는 아프리카의 우간다를 경험했다. 사파리·숲·초원·나일강 등 다양한 우간다의 환경이 그를 매료시켰다. 지난해 짐바브웨의 생활도 만족스러웠지만 허리 상태가 악화됐다. 정씨는 "(아픈 허리와 관련해) 아프리카에서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몸에 스트레스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말부터 차를 타고 내릴 때 왼쪽 다리가 무척 아팠다. 손으로 허리를 부여잡고 참기를 거듭한 그는 누워서 마냥 쉬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짐바브웨의 가장 좋은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봤지만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고 약과 주사 처방만 받았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25일 귀국하자마자 다음날 한 정형외과를 방문해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그 병원은 디스크 증세를 지적하면서도 약 처방과 물리치료만 처방했다. 틀어진 골반만 잡는 전문병원에서 6번을 치료받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결국 정씨가 지인의 소개로 찾은 대안은 원리침 시술이었다. MRI 결과 허리 4·5번에서 터진 디스크가 많이 흘러나와 있었다. 지난 14일 1차 원리침 시술 직후 몸이 가벼워졌지만 다리 당김은 다소 남았다. 정씨는 기력이 없어서 밥먹고 눕고 자기만 했다. 지난 18일 2차 원리침 시술 직후에는 컨디션이 좋아 앉아있고, 다음날부터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정씨는 "그 전에는 약을 안 먹으면 움직이질 못했다. 누워서 다리만 주물렀다"면서 "짧은 시간에 두 번의 시술로 내 몸이 고쳐지다니 신기하다. 원리침 덕분에 3월에 다시 짐바브웨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2-박애경씨
서울 영등포동에 사는 박애경(44)씨는 5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그래픽 디자이너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생활했다. 교통사고 후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허리가 아프다가 괜찮기를 반복했다. 그는 지난해 한 병원에서 꼬리뼈성형술을 받았는데 그 고통은 "아기를 낳는 것의 10배"만큼 컸다.
지난해 12월 KTX를 탔다가 넘어지면서 허리가 삐끗한 사건이 있었다. 그 후 허리가 너무 아파 똑바로 눕지 못했고, 통증 때문에 하루 2~3시간 밖에 잘 수 없었다. 진통제를 먹어야 겨우 잠이 왔다. 허리 뿐만 아니라 다리가 다 당겼다. 고관절도 너무 아팠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은 지난달 2일 MRI를 찍은 후 그에게 허리 4·5번 디스크탈출이라고 진단하고 수술을 권했다. 수술에 두려움을 가진 박씨는 다음날 그 대형병원을 벗어나 원리침 시술을 받았다. 원리침 시술이 끝나자마자 그에게 큰 변화가 나타났다. 박씨는 "원래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왼쪽 다리를 바닥에서 5㎝도 들지 못했는데 시술 베드에서 곧바로 90도로 들어올렸다. 허리를 굽혔더니 바닥에 손끝이 닿았다"면서 "계단도 못내려갔는데 나도 모르게 계단을 내려가 스스로 놀랐다"고 밝혔다.
통증이 50% 이상 감소한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믿기 어려워 다시 그 대형병원을 찾았다. 수술을 권했던 의사는 MRI를 보며 "디스크가 자연스럽게 흡수됐다. 나 같은 사람은 이제 없어져야겠다"고 원리침 시술의 효과를 인정해버렸다.
현재 박씨는 하루 7~8시간씩 돌아다닌다. 고관절 통증은 완전히 없었졌고, 통증은 허리에 조금 남아있다. 한 번 더 원리침 시술을 받겠다는 그는 "이 정도 통증만 있으면 살만하다. 똑바로 누워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사례3-김정석씨
경기도 화성에서 철구조물 제작 자영업을 하는 김정석(44)씨는 지난달 13일 공장에서 철판을 들다가 허리가 삐끗했다. 그 후로 오른쪽 다리가 24시간 당기면서 인내의 한계를 넘을 정도로 통증에 시달렸다. 허리 4·5번 디스크탈출이었다.
김씨는 처음 허리가 아팠던 시점을 군 제대 후로 기억한다. 2~3년 주기로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아팠고, 그럴 때마다 일주일 동안 대소변을 보지 못할 정도로 어정쩡한 자체로 살았다. 일어나지도, 누워있지도 못했다. 보름 정도 물리치료를 받아야 풀리곤 했다. 그런 삶의 반복이었다.
허리가 삐끗해도 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는데 지난해부터 오른쪽 다리 전체에 마비된 것처럼 당기는 증세가 왔다. 발가락에 감각이 전혀 없었다. 절뚝절뚝 걸을 때마다 허리에 결림 증상이 느껴졌다. 그러다 지난달 13일 허리를 삐끗하면서 디스크가 완전히 터졌다. 김씨의 증세는 어느 병원에 가도 당장 수술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아내가 소개해주어 원리침 시술을 받기 직전까지만 해도 김씨는 큰 기대 없이 그냥 침 맞는 정도로 여겼다. 15일 원리침 시술 후 통증이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큰 차도가 없어 보였다. 그는 허리디스크를 수술하지 않고 고친다는 원리침에 대해 의심을 가졌다. 그런데 사흘 째 되던 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김씨는 "아침에 눈을 떴는데 오른쪽 다리가 약간 결리는 것 외에는 아주 멀쩡해졌다. 밤에 잠도 잘 잤다"면서 "아침부터 확실히 내 몸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사실 허리디스크를 수술하지 않고 고친다는 걸 믿지 않았는데 이렇게 낫고 보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사진=이호형·김민규 기자
[전문가 Q&A] 급성디스크는 원리침으로 어떻게 고칠 수 있나요?
Q : 급성디스크는 원리침으로 어떻게 고칠 수 있나요?
A : 원리침 시술은 디스크나 척추뼈를 제거하지 않고 주변 연부조직을 치료해 신경이 디스크의 압박에서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공간을 만들어줌으로써 디스크가 터지면서 발생한 부종 염증들이 빨리 가라앉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