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를 가장 놀라게 만든 뉴스는 '국민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사망이었다. 지난 11일 윌리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질식사로 인한 자살'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현지에서는 추도 분위기 속에 최근 연이어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 스타들에 대한 조명이 함께 이뤄지기도 했다. 이번 주 '만인의 선택'에서는 요 근래 팬들의 곁을 떠난 할리우드 스타 중 가장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배우가 누군지 조심스럽게 투표를 진행해봤다. 죽음에 대해 경중을 논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1만 명이 투표해 6위까지 가렸다. 투표는 리서치 전문 사이트 소비자 리서치패널 틸리언(www.tillionpanel.com)에서 진행했다.
1위 로빈 윌리엄스 (대표작:굿 윌 헌팅) 39.5% (3952명)
네티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망 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뿐만 아니라 배우 조니 뎁과 힐러리 더프, 벤 애플렉 등 수많은 동료 배우들이 윌리엄스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1977년 데뷔한 그는 '쥬만지'(1995) '바이센테니얼 맨'(1999)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 등에 출연했고, 골든글로브를 세 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선생님 역을 맡았던 '죽은 시인의 사회'(1989)에서 학생들에게 외친 '카르페 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겨라)은 아직도 회자되는 명대사다.
2위 히스 레저 (대표작:다크 나이트) 19.5% (1950명)
2008년 1월 약물 중독으로 인해 향년 28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호주 태생인 그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당으로 꼽히는 '다크나이트'(2008)의 조커 역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81회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연이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배역에 너무 몰입한 심각한 우울증에 걸렸고, 그 결과 죽음에 이르는 비운을 겪었다. '브로큰백 마운틴'(2006)에서 남자를 사랑하게 된 카우보이 에니스 델마역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함께 출연했던 미셸 윌리엄스와 결혼하게 되는 겹겹상을 누렸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짧지만 굵은 연기 인생으로 팬들의 뇌리에 이름을 각인시킨 대표적 케이스다.
3위 브리트니 머피 (대표작: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16.5% (1649명)
특유의 금발이 아름다웠던 배우. 2009년 폐렴과 빈혈로 인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지난해 말에는 '시체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독살' 의혹이 제기돼 한 차례 할리우드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대표작은 단연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2003). 사라 맥너니 역을 맡은 머피는 이 영화 한 편으로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춘 애쉬튼 커처와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톡톡 튀는 말투는 물론이고 섹시함과 귀여움을 동시에 갖춘 매력적인 외모가 인상적이었다.
4위 폴 워커 (대표작:분노의 질주) 13.1% (1308명)
지난해 12월 자선 행사에 가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운명을 달리했다. 사고 후 화염에 휩싸인 차량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2001년 '분노의 질주'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사망 당시에는 '분노의 질주7'을 한창 촬영 중이었다. 제작진은 워커가 맡았던 브라이언 오코너 캐릭터를 극 중 사망이 아닌 은퇴로 그려내며 고인을 기렸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브릭 맨션:통제불능 범죄구역'은 워커의 유작 중 하나. 48시간 동안 폭탄을 해체하기 위한 그의 액션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 파트너 데이빗 벨과 이루는 완벽에 가까운 '합'은 개봉 전부터 이미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위 코리 몬테이스 (대표작:글리) 5.9% (590명)
2013년 7월 캐나다의 한 호텔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망 이유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약물 치료를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물 남용이 유력한 원인으로 떠올랐다. 2004년 드라마 '스타게이트 애틀랜티스'로 데뷔했고, 2009년부터 미국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글리' 시리즈에 출연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이 드라마로 2011년 열린 제13회 틴 초이스 어워드에서 TV코미디 남자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리'에서 함께 출연한 레아 미셸과 연인로 발전했고, 미셸은 몬테이스 사망 직후 열린 한 시상식에서 "이 상을 코리에게 바치고 싶다"며 전 남자친구를 추모했다.
6위 필립 셰이모어 호프먼 (대표작:헝거 게임) 5.5% (551명)
올해 2월 미국 뉴욕 자택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1991년 '트리플 보기 온 파 파이브 홀'에 출연한 후 5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프를 쌓았다. 2013년에는 '헝거 게임' 시리즈에 출연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고, 미국 메이저리그의 실화를 영화로 옮긴 '머니볼'(2011)에서는 오클랜드 아트 하우 감독 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세 차례나 올랐던 호프먼은 78회 시상식에서 '커포티'로 마침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대표적 연기파 배우로 각광 받았지만 마흔 일곱 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