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2014~2015 KCC 프로농구(KBL)'는 외국인 선수 맞대결에 관심이 모였다. 오리온스의 트로이 길렌워터(26)가 지난 5경기에서 보여준 위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길렌워터는 지난 5경기에서 평균 24.4득점을 하며 오리온스의 전승을 이끌었다.
전자랜드에는 리카르도 포웰(31)과 테렌스 레더(33)이 버티고 있었다. 이들은 터줏대감이다. KBL에서 잔뼈가 굵은 포웰과 레더는 올 시즌 전자랜드(3승 1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결과는 오리온스의 81-79 승리였다. 길렌워터는 26점을 꽂으며 판정승을 거뒀다. 포웰은 22점을 넣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오리온스는 개막후 6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질주했다.
◇1쿼터=예상 외의 흐름
5연승을 달린 오리온스는 전자랜드의 터줏대감 포웰의 기세에 눌렸다. 전자랜드가 던지는 슛은 계속 림을 갈랐다. 누구하나 가리지 않았다. 정재홍(28)이 중거리로 포문을 열었다. '주장' 포웰은 홀로 6득점을 올렸다. 득점 인정 파울을 두 차례나 얻어내며 기세를 탔다. 정영삼(30)과 주태수(32)까지 터진 전자랜드는 4분 40초에 19-9까지 도망갔다.
오리온스는 '새 얼굴' 길렌워터를 활용해 차곡차곡 추격에 나섰다. 길렌워터는 추일승(51) 감독이 바란 중거리 슛을 포함해 6점을 넣었다. 포웰은 길렌워터의 활약을 가만히 보지 않았다. 길렌워터가 넣은 공을 림 밖으로 쳐내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포웰은 세 번째 득점인정 반칙까지 얻어냈다. 7분 58초에는 3점을 꽂고, 이어진 수비에서는 찰스 가르시아(26)의 슛을 블록하며 포효했다.
8분 36초에 테크니컬 파울이 나오며 전자랜드가 살짝 흔들렸다. 9분 8초에는 임재현(37)에게 3점을 얻어맞았다. 1쿼터는 전자랜드가 33-22로 11점 앞선 채 마쳤다. 포웰이 14점을 넣었고, 정재홍이 5점을 꽂으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쿼터=레더에 막힌 길렌워터
터줏대감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왕년의 패자' 레더와 길렌워터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유도훈(47) 감독은 "레더가 힘이 떨어졌다"고 걱정했지만, 2쿼터에는 길렌워터에 밀리지 않았다. 레더와 맞대결한 3분 8초까지 길렌워터는 1득점도 올리지 못했고 가르시아와 교체됐다.
길렌워터를 대신해 나온 가르시아가 3점을 꽂으며 오리온스가 29-40까지 쫓았다. '특급 신인' 이승현(22)도 5분 41초에 반박자 빠른 페이드 어웨이로 득점을 꽂으며 추격에 힘을 보탰다. 7분 36초에는 이승현이 3점까지 꽂으며 34-44로 격차를 좁혔다. 전자랜드는 레더와 정영삼의 중거리 슛을 합쳐, 다시 점수를 벌렸다. 2쿼터에 49-36, 13점 차까지 도망갔다.
◇3쿼터=길렌워터-가르시아의 반격
길렌워터는 벤치에서 칼을 갈고 나왔다. 들어오자마자 중거리를 꽂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레더가 똑같이 슛을 성공시키며 응수하자, 이현호(34) 앞에서 긴 체공시간을 활용해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켰다. 여기에 임재현과 이현민의 연속 3점이 터지며 46-53, 7점 차까지 줄었다.
유도훈 감독은 레더를 빼고 주태수(32)와 포웰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길렌워터는 주태수에도 밀리지 않았다. 4분 52초 슬램덩크를 꽂았다. 5분 22초에는 임재현에게 절묘한 패스를 내주며 3점을 이끌었다. 점수는 순식간에 53-56까지 왔다. 이어진 공격에서 골밑까지 성공시켜 점수는 1점 차로 좁아졌다.
오리온스는 8분 5초에 임재현이 스틸에 이은 골밑 슛에 성공하며 60-59로 승부를 뒤집었다. 첫 역전이었다. 전자랜드는 포웰을 앞세워 65-62까지 앞섰다. 그러나 종료 직전 가르시아가 3점을 꽂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길렌워터는 3쿼터에 홀로 12점을 꽂았다.
◇4쿼터=길렌워터-이승현의 시너지 효과
운명의 마지막 쿼터. 포문은 포웰이 열었다. 길렌워터를 앞에 두고 점프 슛으로 깔끔하게 점수를 뽑았다. 길렌워터는 승부처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4분 27초 김강선(28)의 패스를 받아 슬램덩크를 꽂으며 73-72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여기에 특급 신인 이승현이 터졌다. 이승현은 5분 24초 김강선의 3점 슛이 림을 돌아 나온 것을 그대로 잡아 넣으며 75-72로 점수 차를 벌렸다. 가르시아도 레더를 뚫고 2점을 꽂으며 힘을 보탰다.
전자랜드는 국내 선수들이 활약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영삼이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8분 52초 77-77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 종료 15초를 남겨두고 오리온스는 79-77로 앞서 있었다. 포웰은 5초 만에 골밑 슛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승현은 김강선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렀고, 3초를 남겨놓고 결승골로 연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