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마운드가 '대변신'을 꿈꾸고 있다. 오랜 시간 계속된 좌완 투수에 대한 갈증이 풀 기회를 맞았다.
두산은 유독 좌완 투수가 부족한 팀이다. 지난해 10승(7패)을 올린 유희관이 두산 소속 좌완으로는 1988년 윤석환 이후 25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을 정도다. 올 시즌에도 비슷했다. 유희관은 12승(9패)을 기록하며 팀내 토종 투수 중 최다승을 기록했지만 또다른 좌완 선발투수는 발굴하지 못했다.
2015년에 대한 기대는 다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번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최대어로 떠오른 장원준의 합류다. 4년 총액 84억원에 도장을 찍은 장원준은 지난 2008년부터 5시즌 연속(군 복무 기간 제외)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만큼 꾸준한 활약을 해왔다. 이닝 소화 능력도 있어 마운드에는 더 큰 힘을 보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장원준을 영입한 후 두산은 "올 시즌 약점으로 지적된 선발진을 강화했다. 특히, 투수들의 좌우 균현을 맞추며 전체 투수력의 동반 상승 효과도 함께 기대하게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이현승도 선발 경쟁에 들어간다. 이현승은 올 시즌 65경기에 나와 3승3패15홀드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에는 선발로 3경기에 출장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이현승까지 선발진에 합류한다면 좌완 선발 요원만 3명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나 내년 시즌부터는 144경기로 경기수가 늘어나는 만큼 확실한 선발 요원이 버티고 있을 수록 팀에도 도움이 된다.
올 시즌 가능성을 보여 투수들에 대한 기대도 있다. 군 복무 후 합류한 장민익은 올해 8경기에서 5⅓이닝을 던지며 승패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3.38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데뷔 초 마른 체격이었지만 살을 찌우며 힘을 더 붙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장민익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올 시즌 31경기에 나와 1승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한 함덕주도 내년 시즌 두산 투수진에서 빼놓을 수 없다.
군 복무를 마친 진야곱, 이현호 등도 합류를 하면서 좌완 투수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훈련 후 진야곱과 이현호 등 젊은 투수진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진야곱은 올해 경찰 야구단 소속으로 퓨처스(2군) 리그에서 24경기에 나와 99⅓이닝을 던지며 6승5패 평균자책점 6.43을 기록했다. 상무에서 뛴 이현호는 올 시즌 퓨처스에서 12경기에 나와 2승무패 평균자책점 4.62를 올렸다. 개막전부터 1군에 합류하지는 못하더라도 2군에서 이상훈 투수 코치의 지도를 받아 확실하게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