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쿼터 각 10분씩 총 40분, 그리고 작전타임까지. 전주실내체육관은 내내 터질 듯한 함성으로 가득했다. 기자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며 취재하던 기자의 귀가 멍멍해질 정도였다. 그리고 그 함성은 경기 종료 3초를 남겨놓고 귀가 찢어질 듯한 환호로 바뀌었다. 터질 듯한 전주의 함성은 '송교창'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바뀌었다.
KCC는 2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오리온에 94-88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승부를 6차전 고양으로 끌고 갔다. 2001-2002시즌 이후 14년 만의 챔피언에 도전한 오리온은 막판 대추격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 KCC의 집중력에 밀려 눈앞으로 다가온 우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사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오리온 쪽에 쏠려있었다. 3승1패의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1차전에서 패한 뒤 파죽의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KCC는 첫 승을 거둔 뒤 무기력한 모습으로 20점차 이상 나는 2연패를 당했고, 4차전에서도 잘 싸우고 져서 패색이 짙은 상태였다.
때문에 '5차전을 예매했던 전주 팬들이 티켓을 환불했다', '전주 열기도 1,2차전 같지 않을 것이다', 그런 예상들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하지만 막상 닥친 5차전, 전주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4800여석의 자리를 가득 채운 관중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목청 높여 응원의 함성을 쏟아냈고, 오리온의 기를 죽이는 응원으로 '전주 원정의 공포'를 몸소 보여줬다.
사실 경기 시작 전 추일승 감독은 "전주의 응원 열기가 어느 구장보다 열정적인 것은 맞다. 그래도 이제 적응할 때가 되지 않았겠나"며 선수들이 잘 싸워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응원 열기는 그 어느 때 못지 않게 뜨거웠다.
뜨거운 전주 팬들의 함성에 기름을 부은 이는 송교창이었다. 3쿼터 대추격전 끝에 역전까지 성공한 오리온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KCC는 경기 종료 1분 가량을 앞두고 4점차 리드를 잡으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리고 경기 종료 3초 전, 드리블하며 공을 몰고가던 송교창은 문태종에게 파울을 당한 뒤에도 림을 향해 질주해 그대로 덩크슛을 내리꽂았다. 물론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4차전 승리를 확정지은 뒤 최진수가 고양 홈팬들 앞에서 백덩크를 선보인 것에 대한 '리벤지 덩크'였다. 전주 팬들은 비명과 같은 함성을 내지르며 송교창의 이름을 연호했다. 전주는 봄날씨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 열기가 한여름 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