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5세로 이뤄진 할머니들이 래퍼로 변신했다. 힙합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이들이 삶의 연륜을 담아낸 힙합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할미넴'(할머니와 래퍼 에미넴의 합성어)의 열정 가득한 모습이 시선을 압도했다.
1일 첫 방송된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에는 8인의 할머니들과 7인의 프로듀서가 첫 만남을 가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힙합의 민족'에 도전하는 8인의 할머니는 배우 김영옥, 양희경, 이경진, 이용녀, 문희경, 소리꾼 김영임, 에어로빅 강사 염정인, 할머니 래퍼 최병주다. 이들에게 도움을 줄 프로듀서는 MC 스나이퍼, 피타입, 릴보이, 치타, 키디비, 딘딘, 한해, 주헌이다.
할미넴들은 남다른 의지를 불태웠다. 올해 여든인 맏언니 김영옥은 "망신을 당하려고 나왔다"고 운을 뗐지만,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 과거 암투병을 했던 이경진 역시 마찬가지. 과감하게 망가지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힙합 기운이 충만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은 첫 만남 후 짝찾기가 이뤄졌다. 프로듀서는 7명, 도전자는 8명인 상황. 남은 도전자 1명은 홀로 경연을 준비해야 했다. 서로가 선택을 받기 위해 열정을 쏟아냈다. 전문 래퍼는 멋스러운 무대로, 할미넴들은 어설프지만 나이를 떠나 자신의 열정으로 어필했다. 최고의 웃음 코드는 김영옥이었다. 그는 피에스타 예지의 '미친개'를 선보였다. 구수한 말로 자신만의 매력이 돋보이는 80년 묵은 욕으로 배꼽을 잡았다. 너나 할 것 없이 유쾌해지는 무대였다.
'힙합의 민족'은 이제 막 힙합에 첫걸음을 뗀 할미넴들의 래퍼 도전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면서도 웃음을 전해주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기대감을 높였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든 힙합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전 세대가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