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이 한 소속사의 대표까지 알기란 쉽지 않다. 그저 누구누구 소속사 대표 정도로 일부 팬들에게 불릴 뿐.
심 엔터테인먼트 심정운(38)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연예계 관계자 뿐만 아니라 대중도 알 인물이다. '제빵왕 김탁구' 초짜 신인 주원을 단 5년만에 대상 수상까지 키워냈고 김윤석·유해진 등 영화계 주역들과도 10년이상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 심엔터테인먼트는 중국 1위를 기록하는 엔터테인먼트그룹 화이브라더스와 손을 잡았다. 화이브라더스 자회사 화이러헝 유한공사 등이 223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심엔터 최대주주가 됐다. 앞으로 심 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에이전시가 아닌 직연결이 가능해 한류 도약에 새로운 시발점으로 나선다. 회사의 규모가 많이 커졌으니 관리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진다. 기존의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및 영화 제작은 물론 화장품과 게임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심 엔터테인먼트 최대 이슈는 25일 첫방송되는 MBC 수목극 '운빨로맨스'다. 지상파 단독 제작으론 첫 작품이자 MBC 드라마국의 상반기 야심작이다. 특히 황정음의 결혼 후 복귀작이자 류준열의 지상파 첫 진출이다. 캐스팅만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예열했고 방송만 앞뒀다. 심정운 대표는 "물론 저희 배우들을 넣고 싶었지만 제작자 마인드로는 그렇게 하면 안되겠더라고요. 황정음과 류준열의 조합이면 이보다 더 베스트는 없을 듯 합니다"고 만족했다.
그렇다면 자사 연예인들은 어떨까. 그는 올해 주목해야할 배우와 신인을 꼽았다. "강지환이 저희 회사로 와서 하는 처음 한 드라마가 MBC '몬스터'에요. 이런저런 일이 많았지만 실제로 본 강지환은 절박함이 느껴지는 배우에요"라며 "임지연과 이동휘에 이어 올해는 박혜수의 성장을 기대해요. '사임당' 이영애 아역으로 등장하는데 꽤 임팩트있으니 지켜봐주세요"라고 추천했다.
이날 취중토크에는 심정운 대표 외에도 이동휘(31)와 박혜수(22)가 함께 했다. '응답하라 1988' 이후 영화 '원라인' '공조' 촬영 등으로 바쁜 이동휘의 실물은 놀라웠다. '도룡뇽'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훈남의 정석'이었다. 까불거리는 건 드라마 캐릭터였을 뿐 제법 진지한 사람이다. 9세 연하 여자친구인 모델 정호연 얘기에는 절로 웃음 짓는다.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박혜수도 어느덧 '여인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 진작에 '사임당' 촬영을 마친 박혜수는 예성의 솔로곡 뮤직비디오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촬영 중이다. "제가 술 마시는 모습이 어색한가봐요. 다들 놀라더라고요"라며 잔을 기울였다.
소속사 대표와 연예인, 실무진이 함께 모인 취중토크는 처음이었다. 심 엔터테인먼트 사옥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다.
-필수 질문이에요.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소주 한 병 반 정도 마셔요. 술자리는 워낙 많은데 1차까지만 마시고 빠져요. 오전에는 간부 회의가 있다보니 늦게 까지 마시면 지장이 있거든요."
-특별한 주사가 있나요. "그냥 쓰러져 자는 거죠. 늦게 까지 마시지도 않을 뿐더러 자정 넘어 자는 날이 1년에 20회도 안 돼요. 드라마도 못 보는 경우도 많아 주로 다음날 새벽 재방송으로 봐요. 기상시간은 오전 5시 전후고요."
-현재 심엔터테인먼트 배우는 몇 명인가요. "총 35명이에요. 현재 같이 하고 있는 배우들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인 배우들을 많이 발굴해내고 싶어요."
-특별히 배우 영입 기준이 있나요. "정답은 없어요. 뭐랄까 매니저의 직감이죠. 박혜수는 어느 날 'K팝스타'를 보는데 눈에 들어왔어요. 막연히 '저 친구는 배우가 되면 참 잘하겠다' 싶더라고요."
-비밀이겠지만 영입 노하우 좀 알려주시죠. "좋은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그 작품에 보낸 배우들의 오디션 영상을 구해요. 거기서 제가 몰랐던 배우들을 발견하죠. 이동휘는 '타짜2' 오디션 영상을 보고 연락해 저희 소속사로 데려온 케이스죠. 당시는 연기가 지금같진 않았는데 조금만 가르쳐주면 쑥쑥 성장할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회사 구성원이 참 가족적이에요. "아무래도 창립 때부터 함께 한 매니저들이 있어서겠죠. 저를 포함해 부사장·이사·본부장·실장 등 대개 창립부터 같이한 10년 이상된 식구들이에요. 아침마다 회의를 해요. 아무래도 자기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머리를 맞대면 좋은 생각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다들 자기 식구들이 예뻐 보이겠지만 전 저희 매니저들이 진솔하고 가식 없다고 봐요. 어디가서 사기칠 사람 하나 없고요."
-지난달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화이브라더스의 투자를 받았어요.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 비즈니스는 브로커를 둔 채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죠. 저희는 화이브라더스가 모 회사가 된 거에요. 한국에서 중국 시장을 두드릴 때 가장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죠."
-회사의 변화가 생기나요. "매니지먼트는 지금처럼 변함없이 운영해요. 제작쪽에서는 드라마와 영화를 골고루 준비하고요. 그 밖에 화장품 브랜드를 두 개 론칭하고요."
-화이브라더스로 상호가 바뀌면서 대표도 바뀌었던데. " 화이브라더스 대표는 M&A전문가이자 전문경영인 지승범 대표고요. 저는 화이엔터테인먼트 대표죠. 엔터테인먼트 담당이요. 전문가들이 더 다채로워져 탄탄한 기업으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결정한 일이에요."
-업계에서는 '대박났다'는 말이 많아요. 실제는 어떤가요. "엄청난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돈이 있으니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제작할 수 있게 됐죠. 금액에 대한 제약이 사라진 것은 정말 좋아요. 어렵게 이룬 성적이니 허투루 하진 않을 거에요.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오래 갈 수 있냐 없냐의 차이겠죠."
-본격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어요. "사실 준비한지 3년이 넘었어다. 당시에는 좋은 작가들을 영입할 돈이 없었어요. 아마 매니저라면 누구나 드라마 한 편 제작하는게 꿈일 거에요."
-'운빨로맨스'는 어떤 점이 끌렸나요. "드라마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게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운빨로맨스'는 굉장히 인기있는 웹툰이잖아요. 무조건 잡아두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었죠."
-캐스팅은 어떤가요. "이보다 더 베스트가 나올까 싶어요. 아직 방송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의 호흡이나 케미스트리는 가히 최고라고 해도 될 정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