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가 국내 최대 '유통 플랫폼'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백화점, 종합쇼핑몰에 이어 경쟁업체인 소셜커머스까지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온라인 '유통허브’ 자리를 꿰찰 기세다.
적과의 동침…티몬과 '맞손'
11일 SK플래닛에 따르면 11번가는 소셜커머스 티몬과 제휴해 전국 각 지역의 e쿠폰을 판매하기로 했다.
생활에 유용한 지역 e쿠폰 상품이 풍성한 티몬의 입점으로, 11번가 고객들은 전국 어디서든 필요한 e쿠폰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11번가는 모바일 앱으로 티몬에서 제공하는 전국 맛집 쿠폰을 비롯해 뷰티·교육·여가생활 쿠폰 등 2000여 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11번가가 경쟁 업체인 티몬과 손을 잡은 이유는 최근 모바일 쇼핑 비중이 커지면서 모바일로 간편하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e쿠폰 상품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 9일까지 11번가 내 e쿠폰 매출은 394% 급증했으며 e쿠폰을 모바일로 사는 구매 비중은 84%에 달한다.
11번가 관계자는 "티몬과의 제휴로 11번가 내 e쿠폰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해당 카테고리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굵직한 대형 제휴로 '유통허브'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고 '유통허브' 도약
11번가는 올해 들어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를 맺는 등 '유통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콧대 높기로 유명한 신세계백화점도 입점에 성공시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고객들은 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AK플라자·아이파크·대구백화점 등 국내 7대 백화점에서의 쇼핑을 11번가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브랜드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올해 11번가에 입점한 백화점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150% 증가했다.
또 11번가는 지난 3월 대형 유통업체들의 '핫딜'만을 모은 신규 서비스도 선보였다. 현대H몰·롯데닷컴·CJ몰·홈플러스 등 9개 백화점&몰에서 진행 중인 '핫딜'을 11번가에서 한 번에 쇼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11번가는 가격경쟁력이 높은 제조사와의 협업으로 상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제과·동원F&B·풀무원·유한킴벌리·한샘·슈피겐 등 다양한 분야의 15개 업체와 '조인트 비즈니스 플랜(JBP)'을 체결했다. JBP는 유통사와 제조사가 함께 상품기획과 판매 등 공동 마케팅을 실행하는 제휴 전략이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경쟁사에서 볼 수 없는 단독 상품 판매, 신제품 선론칭, 정기 프로모션 등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시장 반응도 좋다. 유한킴벌리와 제휴한 후 11번가 단독으로 판매한 ‘하기스 물티슈 랜덤박스’의 경우 2시간 만에 완판됐고, 크리넥스 소프트터치 화장지는 하루 1억1000만원 이상 팔렸다. 단독 상품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11번가는 올해 연말까지 50개 제조업체와 JBP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진혁 SK플래닛 MP부문장은 "11번가는 유통업계 중 유일하게 소셜커머스 업체부터 프리미엄 백화점, 유명 제조사까지 입점하는 등 독보적인 대형 제휴 성과를 이뤄가고 있다"며 "국내 1위 '유통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