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9.6%. 한 자리수 시청률에서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로 판단할 수 없는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이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장근석과 남궁민. 장근석은 SBS 월화극 '대박'에서, 남궁민은 SBS 주말극 '미녀 공심이'에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대박'은 8.4%(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미녀 공심이'는 9.6%를 기록 중이다. 아쉬운 시청률이지만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이미지 변신이 반갑다.
▶ 허세 벗은 '대박' 장근석
'예쁜 남자' 이미지를 단번에 날렸다. 장근석은 방송 초반엔 철 없는 '개똥'을, 중반부엔 아버지를 잃고 복수에 불타오른 '대길'의 역을 연기하며 인물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중견 연기자 전광렬과 최민수 앞에서도 기 죽지 않는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장근석은 전광렬과 대적하는 첫 등장부터 카리스마가 선보였다. 또한 최민수와의 독대에서도 눈빛이 살아있었다. 여진구와의 브로맨스도 자연스럽게 이끌며, 20년 차 연기 내공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그는 몸도 사리지 않았다. 망가지는 표정도 망설이지 않았고, 뱀을 뜯어 먹으며, 갯벌에서도 굴렀다. 이렇게 장근석은 대길의 극적인 삶을 그려냈다. 이런 모습은 장근석이 '배우'에 대한 고민을 얼마나 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24부작 '대박'을 이끌고 있는 장근석은 16회를 맞이하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 또한 긍정적이다. 점차 '허세'를 벗고 '배우'를 입었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장근석도 이에 대해 "남자 나이 서른이 된 배우의 첫 작품으로 꽃미남 이미지를 다 버리고 새로운 것을 입힐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그는 대길 캐릭터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그가 품었던 연기 갈증도 스스로 해소하고 있다. 장근석은 '배우'로서 연기력으로 승부를 봤고, 시청자들에게서 '장근석=허세'라는 이미지를 자신의 '연기'로 완벽하게 지우고 있다.
▶ 악역 벗은 '미녀 공심이' 남궁민
남궁민이 확 달라졌다. 이제 그에게서 절대 악역을 찾아보기 힘들다. 남궁민은 '냄새를 보는 소녀'와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부드러운 목소리 뒤에 숨은 악날함을 연기했다. '악역=남궁민'이라는 인식을 대중에 심어줬다.
하지만 남궁민은 '미녀 공심이'에서 '악'을 빼고 '선'을 입었다. 남궁민은 '미녀 공심이'에서 정의감과 다정함으로 똘똘 뭉친 '동네 테리우스'로, 동체시력이란 특별한 능력을 지닌 변호사 안단태역을 맡았다.
남궁민의 '로코킹' 변신은 반갑다. 그간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나 싶다. 특히 지상파 첫 주연에도 극을 이끌어가는 무게감도 있다. 남궁민은 이전에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능청스러운 면을 보인적 있다. 하지만 코미디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배우일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것.
이에 남궁민도 낯설어 했다. 그는 "법정신 촬영 때 항상 피고인석에 앉아있었는데, 이번엔 변호인석에 앉아 어색했다. 그만큼 180도 변신했다"고 전했다. 또한 "가진 것 없어도 신나게 열심히 살아가는 안단태 역할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재밌다. 그리고 나에겐 또 다른 도전이다. 가볍고 상쾌한 캐릭터는 연기적인 면에서도 도움된다"고 덧붙였다.
남궁민은 18년간 쌓였던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아직 2회밖에 전개 되지 않은 '미녀 공심이'는 반등 포인트가 있다. 남궁민은 프로 멜로꾼 다운 섬세한 표정 변화는 물론,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치고 들어오는 심쿵 포인트로 시청률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