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6 대비 26인의 대표팀 예비 명단을 공개했다.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타운센트의 이름이 눈길을 끌었다.
다소 의외의 발탁이었다. 부상당한 대니 웰백(26·아스널)의 대체자로 타운센트 보다는 시오 월콧(27·아스널)이 유력해 보였기 때문이다.
경험에서도 월콧이 앞서고 있었다. 월콧은 A매치 통산 41경기에 출전했을 뿐 아니라 최근까지도 꾸준히 대표팀에 얼굴을 비춰왔다. 반면 타운센트는 A매치 통산 10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2016년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로이 호지슨(69) 잉글랜드 감독의 선택은 타운센트였다. 그는 명단 발표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타운센트는 뉴캐슬 이적 후 휼륭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월콧은 아스널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라며 소집 배경을 공개했다.
타운센트는 호지슨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호지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때에도 믿음을 보내줬고, 나는 그를 위해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호지슨 감독이 보내준 믿음과 호의에 보답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타운센트는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지난 28일 치러진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다. 영국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타운센트는 이날 경기에서 3회의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며 기량을 증명했다. 참고로 잉글랜드에서 타운센트 보다 많은 돌파를 성공한 선수는 잭 윌셔(24·아스널·4회)와 라힘 스털링(22·맨시티·4회)뿐이었다.
그러나 언론의 평가는 냉혹했다. 영국 ‘미러’, ‘텔레그라프’를 비롯한 복수의 매체는 타운센트를 대니 드링크워터(26·레스터시티)·로스 바클리(23·에버턴)와 함께 유력한 대표팀 탈락 후보로 지목했다.
어쩌면 당연한 예상일지도 모른다. 타운센트는 지난 1월 뉴캐슬 이적 후 13경기 4골 2도움을 터트리며 부활에 성공했지만, 팀의 강등을 막진 못했다. 이 때문에 타운센트는 보여준 것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으며, 다른 EPL 소속 미드필더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타운센트의 유로2016 출전이 완전히 좌절된 것은 아니다. 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글렌 호들(59)은 타운센트가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영국 ‘데일리 메일’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타운센트는 강등팀에서 뛰었지만 유로2016이 열리는 프랑스로 향할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타운센트는 역동적이고 측면으로 넓게 벌릴 수 있는 전형적인 윙어다. 게다가 최근 기량까지 좋다”라며 타운센트를 선발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호들이 언급한 ‘전형적인 윙어’란 직선 드리블 돌파로 상대팀 수비를 허문 뒤 정확한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측면 미드필더를 일컫는다. 그런데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이러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타운센트가 유일하다.
물론 잉글랜드의 전술에 전형적인 윙어가 필수인 것은 아니다. 잉글랜드는 양 쪽 측면에 제이미 바디(29·레스터시티)·스털링과 같은 공격수를 배치한 4-3-3 전술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력 전술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도 대비해야한다.
타운센트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의 차별화된 움직임과 빠른 발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기에 부족함이 없다. 호지슨 감독 역시 이러한 사실을 모를리 없기 때문에, 타운센트의 유로 출전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타운센트도 유로2016 출전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나는 충분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고의 기량을 되찾는다면, 최종명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