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오리온이 최근 부진에 빠진 내수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주요 제품의 과대포장을 줄이고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낮추고 있다.
19일 오리온은 주요 비스킷과 껌 제품의 포장을 줄이고 용량을 조정해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다이제샌드' '나' '까메오' 등의 중량을 줄이면서 가격도 12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췄다. 이로써 g당 가격을 기존 대비 3% 인하했다고 오리온은 설명했다.
또 케이스 높이를 약 2㎝ 가량 낮춰 포장재의 빈 공간 비율도 줄였다.
이와 함께 '더 자일리톨' 용기 제품은 76g에서 102g으로 가격변동 없이 34% 증량했다. g당 가격으로는 25% 이상 인하한 셈이다. '초코송이'도 50g 제품의 케이스 폭을 1㎝ 가량 줄여 포장 내 공간 비율을 기존 대비 9% 가량 낮췄다. 2개들이 묶음 상품 빈 공간 비율은 종전보다 17% 가까이 줄였다.
오리온은 최근 제품 포장재의 빈 공간 비율을 낮추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에는 필름 포장재에 들어가는 잉크 사용량을 줄이고 인체에 무해한 포장재를 개발했다. 이와 함께 제품의 양을 늘리는 작업을 병행해 초코파이, 포카칩 등 9개 제품을 가격변동 없이 증량했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이 같은 행보가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국내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로 보고 있다.
오리온의 국내 매출은 2012년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8207억원에서 2013년 7922억원, 2014년 7517억원, 지난해에는 707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 제과업계 순위도 뒤바뀌었다. 오리온은 지난해 해태제과에 밀려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오리온(7074억원)보다 810억원 가량 많은 78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이 3위로 밀려난 것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원가 상승을 이유로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이 가격 인상에 나선 반면 오리온은 동일한 원가 압박 속에서도 가격을 유지한 채 오히려 증량에 나서고 있다"며 "오리온이 국내 시장을 지키기 위해 '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