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팀이 먼저 중국을 상대로 '기선제압'을 해 놨다. 이제 여세를 몰아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일만 남았다.
FC 서울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에서 중국 슈퍼리그의 산둥 루넝을 3-1로 눌렀다. 여러모로 서울이 한 수 위였다. 데얀(35)과 박주영(31), 아드리아노(29)로 연결되는 서울의 '삼각 편대'가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9분 박주영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데얀이 선제골로 연결했고, 31분에는 박주영이 오른발 논스톱 슛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인 산둥의 왈테르 몬티요(32)에게 프리킥 골을 내줬지만, 후반 24분 아드리아노의 쐐기골로 3-1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상대 외국인 선수가 혀를 내두를 정도의 실력을 발휘했다.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에서 산둥으로 이적한 그라치아노 펠레(31)는 "매우 힘든 경기였다. 서울의 실력이 강했다"고 털어놨다.
앞선 지난 23일에는 전북 현대가 중국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상하이 상강과의 ACL 8강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득점없이 비기긴 했지만 내용만 따지고 보면 전북이 경기를 주도했다. 특히 이날 상하이 스타디움에는 3만명이 넘는 홈관중이 가득찼다. 전북은 압도적인 편파 응원전과 원정 경기라는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홈팀인 상하이가 전반전 내내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풀어 나갈 정도였다.
이로써 클래식 최상위권 팀인 서울과 전북은 한국과 중국 축구 맞대결인 '전초전'에서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이제 울리 슈틸리케(62)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최종예선 1차전에서 승리해 '피날레'를 승리로 장식하는 일만 남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중국을 상대로 30전 17승12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북과 상하이 상강의 ACL 경기를 직접 찾아 중국 국가대표 소속인 우레이(25), 카이후이강(27), 위하이(29) 등을 직접 관찰하며 준비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중국전에 앞서 분위기 띄우기에 바쁘다. 오는 31일까지 클래식과 챌린지(2부리그) 경기장을 찾는 관중을 상대로 400여장의 최종예선 1차전 티켓을 경품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 상암동 관중석의 절반 가량이 중국발 '짜요부대'에 잠식당하는 걸 막고 월드컵 붐을 일으키려는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