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은빈(24)표 비글미를 상상이나 해봤던가. 지난달 27일 종영한 JTBC 금토극 '청춘시대'를 통해 박은빈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간 보여주던 청순과 단아의 틀에서 벗어나 음담패설과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태솔로 송지원 캐릭터로 분했다. 우려와 달리 완벽하게 송지원이란 옷을 입고 거닐었다.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진짜 송지원의 모습이 실제 박은빈이 아닐까'란 착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새로운 도전을 마친 박은빈은 "이번에 송지원을 연기하면서 희열을 느꼈다"면서 "연기적인 갈증이 해소된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해맑게 웃는 박은빈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한껏 뿜어나왔다.
-어느덧 데뷔 19년차 배우다.
"데뷔 년도가 포털사이트 프로필에는 1998년도라고 되어 있는데 그건 드라마 '백야3.98'이 방송된 날짜다. 사실 데뷔한 연도는 만 4살이었던 1996년도다. 아동복 모델로 활동하면서 영화 보조출연을 했다. 내 이름이 있는 역할은 '백야3.98'이 처음이었다. 그것도 사실 1년 전부터 사전제작을 한 거라 1997년도부터 찍었다."
-그렇게 치면 데뷔 20년이 넘었다.
"20년이 넘었다고 해서 딱히 다른 건 없다. 기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20주년을 계획 없이그냥 보냈다. 근데 언제 한 번 진짜 팬분들과 직접 만나서 얘기해보고 싶다. 팬미팅을 한 번도 못 해봤다. 팬분들을 직접 뵙고 싶다."
-배우로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렸을 때 배우 일을 해도 궁극적인 목표가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뭔가 일을 해도 내가 배우의 일을 할 것이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 없다는 생각보다는 학생이라는 신분도 있기에 학생의 본분에 충실하자고 생각했다. 후회 없이 잘 살아서 만약 다른 길로 가고 싶을 때 내 발목을 잡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신기하기도 하다. 상처받거나 언제든 이 일에 애정이 떨어지면 떠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점 나의 정체성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배우라는 직업을 좋아하게 됐다. 지금은 배우란 직업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연기가 지금도 좋나.
"좋다. 좋지 않으면 연기하는 게 힘들 것 같다."
-20대 여배우로서 지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대표작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
-연기활동을 워낙 어려서부터 해서 연애도 제대로 못 해봤을 것 같다.
"아직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했다. 언젠가 때가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마음에 겨를이 없다. 내가 집순이다. 집을 좋아해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다. 집에서 잠을 자거나 좋아하는 만화책, 소설책을 읽거나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연애에 대한 자신만의 로망이 있다면.
"친구 같이 편한 사람과 오래가는 연애를 하고 싶다. 순수하고 자상한 사람을 만나서 챙김을 받고 싶다. 난 독립적으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을 주로 혼자하는 편이다. 가구를 조립하거나 못을 박거나 그런 것들을 집에서 혼자 한다. 그래서 한 번쯤은 누군가가 날 챙겨줬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꿈은.
"궁극적인 지금의 목표는 타의 귀감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좋은 작품을 통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드리고 싶다. 늘상 맡은 배역마다 몰입을 잘해서 작품을 보실 때 방해되지 않게 하는 게 나의 맡은 바 소임을 잘 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